디펜스 더비 초반 흥행 '애매'…9일 IR '이목'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향한 투자자들의 눈총이 따갑다. 지난 3일 신작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다. / 사진 = 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향한 투자자들의 눈총이 따갑다. 지난 3일 신작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다. / 사진 = 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향한 투자자들의 눈총이 따갑다. 지난 3일 신작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다. 이에 오는 9일로 예고된 크래프톤의 기업설명회(IR)에서 크래프톤이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그간 떠돌던 크래프톤의 스튜디오 분사 추진설이 이번 IR을 통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분사를 기점으로 추후 실적이 부진한 스튜디오를 청산함으로서, 주가 부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다.

4일 크래프톤의 주가가 17만원선을 전전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자사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개발한 '디펜스더비'가 출시됐으나, 주가 반등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현재까지 디펜스더비는 기대만큼의 화제를 모으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버 및 접속 불안정 현상으로 '신작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되면서, 출시 당일부터 제동이 걸리게 됐다.

크래프톤은 서버 증설 작업을 진행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으나, 관련 문의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성과도 '대박'이라기엔 애매한 상황이다. 디펜스더비는 금일 앱스토어 기준 한국·대만·태국 등에서 5위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정식 출시일까지 소프트론칭을 진행한 6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 네시아·호주·캐나다·홍콩)에서의 흐름도 비슷하다.

모바일인덱스 등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 따르면 앱스토어 기준 홍콩에서는 6위에 올랐으나, 나머지 5개국에서는 10위권 안에 들지 못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의 경우 관련 통계가 최신화되지 않아 아직까지 차트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디펜스더비 플레이 화면. / 사진 = 1코노미뉴스
디펜스더비 플레이 화면. / 사진 = 1코노미뉴스

이에 그간 업계에 떠돌던 크래프톤의 자사 스튜디오 분사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는 9일로 예정된 크래프톤 IR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사 독립 스튜디오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크래프톤은 김 대표의 취임과 함께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해왔다. 비개발 조직을 통합하고 각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강화함으로써 개발력을 증진시키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같은 체제가 잇따른 신작 실패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스튜디오 분사라는 '극단 처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즉, 각 스튜디오를 본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울타리 밖으로 밀어냄으로서, 본격적인 생존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스튜디오가 자회사로 분사될 경우, 각 스튜디오는 성과 여부에 따라 청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그간 크래프톤은 실적부진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스튜디오에 자금 수혈을 단행하면서 투자자들의 비판을 직면한 바 있다. 주가 부양에 힘써야할 시기에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블루홀스튜디오의 12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루홀스튜디오는 대표작이었던 '테라'에 이어 최근 '엘리온'까지 서비스를 종료했고, 신작 개발 일정 등에 대한 업데이트가 전무하다. 블루홀스튜디오의 제 3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본총계는 -71억원, 누적결손금은 326억원에 달한다.

당시 감사를 담당한 한영회계법인은 "이러한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정상적인 사업과정에서 자산을 회수하고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평했다.

이번에 디펜스더비를 출시한 라이징윙스도 그 대상 중 하나다. 라이징윙스는 앞서 선보인 '캐슬 크래프트 월드워'와 '돌리워즈'등 신작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라이징윙스의 지난 3분기 기준 자본총계 -410억원, 부채는 약 490억원이다. 크래프톤은 현재까지 라이징윙스에 113억원을 출자했다.

크래프톤이 업계의 소문과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스튜디오 분사를 추진하게 될 경우, 이처럼 부진을 겪고 있는 스튜디오는 본사 주도의 매각·폐업을 통해 청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임업계에는 이같은 사례가 종종 나온다. 실제로 앞서 웹젠은 자회사 웹젠비트의 신작 개발이 무산되자 폐업 절차를 밟은 바 있다.

다만 크래프톤 측은 아직까지 스튜디오 분사설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분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다만 최근 언급된 음성AI 서비스 개발 조직 벨루가 스튜디오의 경우 자회사 분리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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