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 / 사진 = 혼다코리아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 / 사진 = 혼다코리아

이지홍 대표 체제의 혼다코리아가 하반기 대목을 앞두고 휘청이고 있다. 올해 초 수십억원이 투입된 '혼다 온라인 플랫폼' 출시에도 판매량이 급감했음은 물론, 최근 CR-V 관련 녹 문제가 재차 발생하면서 2019년 '녹 게이트'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7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111대) 72.1% 감소한 31대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 국내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진 재규어(73.3%)를 제외하면 수입차업계에서 가장 높은 하락폭이다.   

혼다코리아는 2019년 6월 이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를 겪어왔다. 취임해인 2019년 8760대였던 판매량은 ▲2020년 3056대 ▲2021년 4355대 ▲2022년 3140대 선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573대를 판매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1602대) 대비 64.23%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일본계 경쟁사인 토요타는 전년 동기(2863대) 대비 38.95% 상승한 3978대를 판매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반일시위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펼쳐왔으나, 이같은 방안이 시장에 먹혀들지 않으면서 위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혼다 온라인 플랫폼'은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혼다 온라인 플랫폼은 이 대표가 올해 초 시스템 개발과 딜러사 지원 등 약 55억원을 투자해 도입한 플랫폼이다. 차량의 모든 구매 과정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공식 오픈은 올해 4월 20일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올해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체제와 신차 투입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하고자 한다"며 "고객이 혼다를 온·오프라인에서 만나고, 경험하고, 구매하는 전 과정이 즐거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오픈 직후인 5월, 혼다코리아 판매량이 전월 55대에서 106대로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이 대표의 전략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는 듯 보였다.

그러나 6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0.50% 상승한 111대에 그치며 흐름이 꺾이더니 7월 실적이 31대로 다시 곤두박질치면서 혼다코리아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혼다 CR-V 하이브리드 차량 녹 발생. / 사진 = 보배드림
 지난달 24일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혼다 CR-V 하이브리드 차량 녹 발생. / 사진 = 보배드림

앞서 큰 곤혹을 치뤘던 CR-V 관련 '녹 게이트'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24일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혼다 CR-V 하이브리드 차량에 녹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인수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트렁크 부분에 녹이 발생했다. 

글쓴이는 "지점으로 가 얘길 나누고 다른 출고대기 차량도 확인했다. 다른 차량도 똑같이 녹이 있는 상태였다"며 "지점장은 새차교환은 어렵고 도색 진행처리를 도와주겠다 해 맡겼으나 엉망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차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상태고, 택시비 정산도 해주겠다고 했으나 그 말도 믿지 못하겠다"라며 "재요청으로 계속 연락을 하는대도 차일피일 미루고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혼다코리아는 "문의하신 질의에 대해 내부 정책상 답변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라고 답했다.

혼다코리아의 CR-V 관련 녹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혼다코리아는 이미 2017년 하반기 CR-V 관련 녹 발생 및 부식 결함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260억원 규모의 보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CR-V에서 발생한 부식이 안전에 중대한 문제 사항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차량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중고차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혼다코리아는 보상을 진행하면서도 "표면에 발생한 녹이 차량의 안전, 기능 및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실험결과를 토대로 부품 표면에 발생한 녹은 하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혔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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