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증가 추세는 최근 수십년간 목도된 우리 사회의 주목할 만한 변화 가운데 하나이다. 더불어 향후 더욱 심화될 사회적 현상과 문제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가계(household)차원의 대책뿐 아니라 정부 및 지역사회 차원의 정책적 관심과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는 일반인들도 대부분 인지하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는 우리 사회에서 어떤 유형으로 구성되고 있고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현재는 아니지만 우리의 대부분이 역시 언젠가 '1인 가구'로 남을 수 있을 때 1인 가구는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행복으로 느낄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에서 '1인 가구 유형 분석과 행복제고를 위한 시사점'(2023.08.07)을 발표했다. 1인 가구의 현황과 실태 그리고 1인 가구의 '행복'을 위한 제언에 대해 살펴본다.

34.5%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22년 현재 750만 2,350가구 수준이다. 비중  만큼이나 '다양한 1인 가구'가 존재한다고 관련 연구에서는 밝히고 있다. 이것은 향후 증가할 1인 가구의 특성과 관련해 대단히 중요한 인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1인 가구의 다양성 자체가 향후 정부 또는 지자체의 1인 가구 관련 복지와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관련 연구에서 '다양한 1인 가구'는 구체적으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언급하기 전에 이전 1인 가구에 대한 이해와 관련해 어떤 문제점이 있었을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구에서는 지적한 지금까지 1인 가구에 대한 이해의 잘못은 이것이다. 다양한 요인에 따른 1인가 구의 이질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1인 가구를 '하나의 집단'으로 상정해 대책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하나의 집단으로서의 1인 가구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타파하기위해 관련 연구에서는 1인 가구를 나이, 성별, 혼인상태, 소득 등을 활용하여 7개의 상이한 군집을 도출하였다. 개별 특성을 갖는 7개의 다양한 1인 가구를 유형화 한 것이다. 유형화한 1인 가구는 '노년 사별 여성', '기러기형', '중년이혼여성', '노년 사별 남성', '미혼 젊은 남성', '미혼 젊은 여성', '중년 이혼 남성'등이다. 이렇게 다양한 1인 가구로 유형화 할 수 있는 이유는 사회적인 1인 가구 증가 현상이라는 것이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여성들의 의식 변화와 경제활동 증가,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혼과 만혼의 증가, 이혼과 별거 등으로 인한 독신자 증가, 평균수명면장에 따른 배우자 사망 이후 독거기간 증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작용되나 이러한 것들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1인 가구 대응 전략의 필요성 대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1인 가구 내의 이질성이 반영되지 못한 채 동일 집단으로 이해 및 검토됨에 따라 적절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앞서 언급한 7개의 1인 가구 유형처럼 연령, 성별, 소득, 1인가구가 된 원인 등에 따라 다양하고 이질적인 1인 가구의 특성에 맞춰 세분화된 정책 설계와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7개 1인 가구 유형 구분은 국회미래연구원이 실시한 '2022년 한국인의 행복조사'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했다. 조사대상은 전국 거주 만15세 이상의 일반 국민이며, 표본틀은 통계청 집계구를 활용했다. 조사방법은 가구 방문하여 가구원 전원을 면접 조사했고, 조사 완료된 전체 표본 수는 총 7,698가구의 17,045명이며 그 중 가구원이 1명인 가구를 대상으로 1인 가구 표본 1,428명 선정하였으며 모집단 가중치를 적용한 설문조사를 통하여 수집된 자료는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활용하여 유형화 된 분석 한 결과라는 점에서 분석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사 응답자들에 대한 기초통계량으로서의 특성은 1인 가구 성별 분포도는 남성(45.1%)에 비해 여성(54.9%)의 비중이 약간 높았으며, 연령은 60대 이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1년간 세금납부 전 월평균 소득은 200-300만원(29.6%), 300-400만원(21.2%), 100만원 미만(19.9%), 100-200만원(19.3%)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 분류된 7개 개별집단의 사회경제적 특성은 '젊은 미혼 여성 집단'은 평균 38.1세로 1인가구 평균 소득보다 높은 편이고 사회적 관계 양호하며 전반적인 행복감이 가장 높은 집단이며,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미혼 남성 집단'은 평균 37.7세, 소득 매우 높은 편, 전반적으로 영역별 만족도, 행복감 높은 편이었다. '중년 이혼 여성 집단'은 평균 56.9세, 평균 소득 수준, 생활수준 만족도, 안전감 만족도, 공동체 소속감 만족도가 낮은 편이었으며 '중년 이혼 남성 집단'은 평균 56.0세, 소득은 매우 높은 수준, 아플 때 도움을 줄 사람이 없으며(21.1%), 전반적 행복감, 생활수준 만족도, 대인관계 만족도, 안전감 만족도 가장 낮은 집단 특성을 보였다. '노년 사별 여성 집단'은 평균 72.6세로 소득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면서 건강 만족도 역시 가장 낮고, 공동체 소속감도 낮은 편인 것으로 확인 됐다. '노년 사별 남성 집단'은 평균 68.3세로 소득은 낮은 편이면서 우울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이야기할 사람 없으며(14.9%), 전반적 행복감이나 건강 만족도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러기형 중년층 집단'은 평균 57.8세로 기혼(86.9%), 여성(60%)이면서 소득분포가 다양하다는 특징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상의 유형 구분 및 분석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결론은 무엇일까? 관련 연구에서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첫째, 혼자 사는 중년, 노년 남성의 사회적 관계 개선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복지 정책 대상이 청년, 노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1인 가구 정책 역시 청년층, 노인층에 집중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각지대에 있는 중년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초고령화 시대, 증가하는 고령 1인 가구의 생활수준과 건강 만족도 제고 전략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고령 1인가구는 스스로 원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배우자 사망 이후 독거기간이 증가하여 혼자 사는 사람들이며 경제적 자립도가 낮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들 고령 1인 가구의 주요 이슈가 빈곤과 건강 문제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만족도 제고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기존 가족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지역사회와 국가의 역할 재정립 마련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1인 가구 시대'에 맞는 제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0~2070)」에 따르더라도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에 대한 고령인구(65세 이상)의 비율을 의미하는 노년부양비가 ’90년 7.4, ’00년 10.1, 2010년 14.8, 2020년 21.8로 그 증가속도가 이미 빨라지고 있으며 향후 2030년 38.6, 2040년 60.5, 2050년 78.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사회적 대책 마련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과거 가족이 수행했던 많은 기능이 지역사회와 국가의 역할로 대체될 필요가 있으며 종합 점검해 체계적인 대응 역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바야흐로 '나혼삶' 또는 '나혼산'으로서의 '1인 가구 시대', '1인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소개한 관련 연구의 지적처럼 뭉뚱그린 '1인 가구' 전체로서의 사회적 이해와 이에 따른 정책 마련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미 세분화된 1인 가구 유형과 특성에 맞는 '1인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제 1인 가구 문제는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회적 문제인 이유이기도 하다. [1코노미뉴스=서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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