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가운데, 곧 재개되는 CFD 서비스를 고려한 자기자본 확충 의도가 함께 깔려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교보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가운데, 곧 재개되는 CFD 서비스를 고려한 자기자본 확충 의도가 함께 깔려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교보증권이 오는 9월 1일부터 CFD 서비스를 재개한다.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확충한 만큼 CFD 공략에 한층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교보증권의 CFD 거래잔액은 6180억원, 총 거래대금은 1조835억원 규모다. 거래잔액 기준으로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교보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CFD 서비스를 도입한 만큼, 업계 점유율이 높다. 그러나 지난 4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CFD 서비스는 중단됐다가 내달 다시 문이 열린다. 

CFD 시장을 놓칠 수 없는 교보증권은 재개장과 동시에 서비스를 재개한다. 

단 금융당국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맞춰야 한다. 금융당국은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자기자본 100% 이내) ▲최소 증거금률 40% 규제 상시 적용 ▲CFD 전체 및 개별종목별 잔고 공시 등을 제시했다. 

자기자본 대비 CFD 잔액이 많은 교보증권에게는 부담스러운 규제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난 22일 교보증권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에 CFD 서비스 관련 자기자본 확충 의도가 함께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가 통상 2~30%의 버퍼를 두고 신용공여 한도를 관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CFD 잔액 규모가 큰 증권사일수록 신용공여 한도 여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상반기 기준 1조6179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CFD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8.20%다. 타사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자기자본 대비 CFD 잔액 비중은 ▲키움증권 12.87% ▲삼성증권 5.88% ▲메리츠증권 6.02% ▲하나증권 5.79% 등이다.

그러나 이번 유증으로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8679억원으로 15.45% 늘어난다. 이에 따른 자기자본 대비 CFD 잔액 비중도 5.11%포인트 감소한 33.09%로 줄어들게 된다.

여전히 업계 대비 높은 편이긴 하나, 어느정도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CFD 재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는 분위기"라면서도 "앞서 CFD 사업을 계속 진행해왔거나, 잔액 규모가 큰 증권사는 쉽게 사업을 축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한편으로는 CFD가 세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유리하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의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CFD가 이번에 여러 규제와 함께 재개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그간 서비스 중단에 따른 고객 수요가 쌓여온 만큼, CFD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재개한 증권사가 당분간은 수요를 흡수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다만 교보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은 물론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조기 취득을 위한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강력한 지원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영업경쟁력 강화로 순이익 창출 극대화는 물론 신용등급 상향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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