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8시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지회가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2023 임단협 쟁취 및 정규직 전환 조합원 차별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포스코에 추투(추계 투쟁) 전운이 깔리고 있다. 최근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직접 임직원 설득에 나서는 등 포스코는 창사 첫 파업 위기를 넘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나, 노조는 금일 상경투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업 태세를 갖추는 분위기다.

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지회가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2023 임단협 쟁취 및 정규직 전환 조합원 차별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노조는 오전 8시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오후 12시까지 포스코센터 인근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올해 스톡그랜트로 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임원에 주는 등 '임원 독식' 정책을 펼치고 있다" 며 "그런 회사는 올해 교섭에서 노동자의 요구를 귀담아듣지 않으며 전체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직군 차별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7월 대법 판결로 53명의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돼 일하고 있다. 하지만 전환자들은 생산기술직(E직군)이 아닌 별정직(O직군)으로 지정돼 각종 수당에서 차별받고 있다"며 "직군 차별 문제를 포함해 여전한 포스코 불법파견 문제들이 해결돼야 할 것"이라 전했다.

이날 결의대회 진행을 담당한 박정철 금속노조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은 포스코 경영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난해 대법원으로부터 정규직 지위를 인정받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여전히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자신들의 재산을 불리기에만 급급한 것이 지금의 현실 아니겠는가"라며 "듣도보도 못한 스톡그랜트, 해외 골프 등 해도 해도 너무한 처사"라며 "그들이 재산을 불려간 과정은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뤄졌다. 그러나 정작 대법원에서 정규직 전환 판결을 받고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의 삶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김재이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장 역시 "포스코의 ESG 경영에 포스코 직원들은 없다. 오로지 높으신 그분들만 직원이고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직원이 아닌가 보다"라며 "피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이렇게 대하는데 어떻게 포스코가 발전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박정철 금속노조 미조직전략조직국장 / 사진 = 1코노미뉴스

이처럼 노조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섬에 따라 '창사 이래 최초 파업' 가능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 등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지난 4일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전 임직원에 보낸 메일을 통해 직접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깊이 있게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를 정해 놓은 것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임단협 흐름에 대해 깊은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포스코 고객사가 국내 1000여개, 해외 2400여개에 달한다.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계약 종료 제품과 납기 지연 제품이 많아 막대한 페널티를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는 자원도 기술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50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포스코로 성장한 원동력은 노사 안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노와 사가 따로 없는 우리 모두가 주인이었으며 회사와 함께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해왔다"고 짚었다.

끝으로 김 부회장은 "이제 우리는 새로운 50년의 변곡점에 서 있다. 지난해 힌남노라는 초재난도 임직원이 함께 헤쳐나간 것처럼 우리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에게는 소망이 있다. 2030 비전을 실현하면서 지속 성장하고 장기적으로 신(新)철기시대라는 블루오션에서 퍼스트 무버가 돼 자랑스러운 100년 포스코를 만들고자 한다. 최첨단 회사에서 일하며 최고로 인정받고 최고로 대우받는 행복한 회사를 만들자"고 전했다.

다만 김 부회장의 '편지'가 노조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스코 노조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분 등을 고려해 13.1%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계속해서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나, 좀처럼 합의안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노조의 압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의 이같은 압박은 오는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금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의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교섭권을 지닌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조는 6일 광양과 7일 포항에서 각각 쟁의대책위 출범식을 개최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는 노조에 교섭결렬 선언을 철회하고 교섭에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며 "포스코는 향후에도 성실하게 노조와 교섭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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