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틀어쥐고 매장 뺏기 만연"
온라인 판매권 박탈, 일방적 구조조정도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아디다스 사태와 관련해 '아디다스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마련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아디다스 사태와 관련해 '아디다스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마련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아디다스코리아로부터 갑질을 당한 피해자들이 국회를 찾아 갔다. 일부 가맹점주의 피해로 치부됐던 이른바 '아디다스 갑질 사태'가 한국시장을 우롱하는 아디다스의 태도 논란으로 한층 확산되는 분위기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는 '아디다스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마련 국회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국회의원,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권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가맹유통팀장 등이 자리했다.

앞서 아디다스는 상설매장 점주들에게 십수년간 '물품 밀어내기·사이즈 미공개 떠넘기기' 등 각종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아디다스 건에 대한 책임의원으로서 양측 입장을 들어봤다. 아디다스는 점주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대리점은 과거 아디다스가 해왔던 정책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의원회가 나서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는 글로벌 회사가 유독 왜 한국에서만 갑질을 하는지 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제도개선을 해 주시고 국민을 보호해주셨음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아디다스가 물량 밀어내기와 주문하지도 않은 비인기 사이즈 공급으로 점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당수 점주는 아디다스 본사가 추진한 매장 수 확대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점포를 확장·이전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는 아디다스가 물량 밀어내기와 주문하지도 않은 비인기 사이즈 공급으로 점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당수 점주는 아디다스 본사가 추진한 매장 수 확대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점포를 확장·이전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에 따르면 아디다스 본사는 코로나19 펜데믹이 끝난 2021년 판매점주의 온라인 판매권을 박탈하고, 2020년 전략발표회에서 판매점에 대한 일방적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1월 경기도 분쟁조정 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아이다스 본사는 이를 거부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아디다스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와 주문하지도 않은 비인기 사이즈 공급 등으로 손실을 입은 상설점주들의 피해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아디다스 신제주점 점주는 본사의 '세컨드제너레이션 정책'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본사에서 어머니에게 자녀를 아디다스 매장에 참여시킬 경우 대를 이어 오랫동안 경영할 수 있게 하겠다며 적극 권유했다. 남편과 함께 직장을 그만 두고 점포를 물려받았지만, 본사는 일방적으로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 본사 요구에 맞추기 위해 7억원의 대출을 받아 매장 리모델링까지 했는데, 결국 파트너 탈락 통보를 받고 2025년까지 영업종료 하라고 했다"고 호소했다.

퓨쳐파트너 선정에서 떨어진 후 계약갱신을 거절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디다스 구로점 점주는 "본사에서 상설물건을 받아 아디다스상설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아디다스코리아가 중간에 상설물량 공급을 중단했다. 그래서 정상매장 제품을 상설매장 컨셉에 맞춰 팔기 위해 더 많은 할인을 했다. 그러나 본사는 전국 상설매장을 본사 직영으로 전환한다면서 일부 보상을 해줄테니 매장을 내놓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디아스코리아는 14년간 잘 운영하던 마리오아울렛도 뺏어가려 한다. 본사에서 마리오아울렛이 대대적인 층MD 계획이 있는데 같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안 해줄 것이니 다른 퓨처파트너 점주에게 매장을 넘겨야 한다고 했다. 이는 마리오아울렛에서 계약연장을 안 해주는 거니 아디다스코리아는 권한이 없다고 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를 듣고있던 한 정상매장 점주는 본사가 주문하지도 않은 비인기 사이즈를 공급하고 반품도 안 해준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입고 온 아디다스 상의를 내보이며 "120사이즈다. 이걸 어떻게 팔라는 거냐. 창고에 쟁여둔 제품이 수도 없이 많다. 그전까지 안 해주다가 이제서야 본사에서 반품을 받아준다고 한다. 판매실적이 저조한 핵심은 매장에 인기제품 공급을 안 해주는 거다. 수주할 때 미리 빼놓고 보여주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인기제품을 찾고 직영점이나 홈페이지에는 있는데 매장에 왜 없냐고 묻는다. 본사는 매장 매출이 줄었으니까 인기 제품을 안 준다는 입장인데 이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거 자체가 통제 아니냐"며 호소했다.

한 정상매장 점주는 아디다스에서 잘 팔리지도 않는 큰 사이즈 옷을 공급하고선 이제서야 반품을 해주기 시작했다고 호소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한 정상매장 점주는 아디다스에서 잘 팔리지도 않는 큰 사이즈 옷을 공급하고선 이제서야 반품을 해주기 시작했다고 호소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이날 간담회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관계자도 참석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아디다스 사태가 가맹사업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심사불개시 결정을 하고 대리점법 위반여부를 심사하는 경쟁과로 사건을 이첩했다.

장혜림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경쟁정책과장은 아디다스 본사와 점주의 관계가 가맹사업인지 대리점인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장혜림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경쟁정책과장은 아디다스 본사와 점주의 관계가 가맹사업인지 대리점인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여기에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2조 1호에 규정된 "통일적이고 표준화된 상품 또는 용역을 판매하도록 함과 아울러 이에 따른 경영 및 영업활동 등에 대한 지원·교육과 통제를 하며"라는 가맹사업의 요건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권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가맹유통팀장은 "헌법재판소의 판례 해석에 기초해서 '지원 및 교육 그리고 통제' 요건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재신고 이후 절차는 재신고판단위원회를 통해 가맹사업법 적용 여지가 있는지 다시한 번 판단하게된다"고 설명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아디다스 피해사례 발표 및 대안 모색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아디다스 피해사례 발표 및 대안 모색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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