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명분 없다 왜곡마라"…열차 안전 위한 투쟁

14일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서울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14일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서울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금일 전국철도노조(철도노조)가 본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엄정대응' 맞불을 놓으면서 노사의 '강대강' 대치가 벌어졌다.

핵심 쟁점인 수서행 KTX 운행과 관련해 코레일 측은 교섭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 중인 반면, 철도노조는 이를 철도 쪼개기를 통한 민영화 수순으로 규정하며 결사 반대에 나섰다. 그야말로 노사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14일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정당성 없는 파업에 대해 강경대응 할 것을 밝혔다. 특히 수서행 KTX 운행 등 노조의 요구사항은 정부 정책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사장은 "이번 파업은 수서행 KTX 운행과 고속철도 통해 등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정부정책 사항을 핵심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정당성이 없다"며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대응하고, 목적과 요건을 갖추지 못한 태업행위에 대해 법과 사규에 따른 책임을 묻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지금 중요한 일은 어떠한 주장을 내세우기 이전에 코레일이 그 어느 누구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를 만들고, 국민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파업을 즉시 멈추고 소중한 일터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노사 협상이 결렬된 데에는 수서행 KTX 운행 요구에 대한 양측의 간극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민철 코레일 경영기획본부장은 "4조 2교대와 임금 협상에 대해 뚜렷한 쟁점이 없었다"면서 "결렬의 주된 원인은 수서행 KTX를 정부에서 관철하길 원해서"라고 밝혔다.

14일 한문희 코레일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정당성 없는 파업에 대해 강경대응 할 것을 밝혔다./사진 = 한국철도공사
14일 한문희 코레일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정당성 없는 파업에 대해 강경대응 할 것을 밝혔다./사진 = 한국철도공사

그러나 철도노조는 이번 파업에는 정당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수서행 KTX가 시민 절대다수의 요구라는 주장으로, ▲경실련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이 수서행 KTX 운행이 필요하다고 한 점 ▲수서행 KTX 운행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한 점 ▲부산시민 71.2%가 수서행 KTX 운행이 필요하다고 답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밖에도 철도노조는 철도공사가 임금교섭에 있어 불성실로 일관했다며 성실교섭 합의이행을 촉구했다. 또 지난 4년째 시범운행 중인 4조2교대 체제의 전면 시행을 촉구했다. 

이같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금일 오후 12시 서울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약 5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의대회 연대사를 맡은 현정희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은 "철도노조는 지난 20년동안 철도 공공성을 지켜왔다. 철도 민영화를 매 정권마다 시도했지만 가열찬 투쟁으로, 그리고 모든걸 걸고 했던 투쟁으로 대한민국 철도가 민영화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노조가 이렇게 20년동안 싸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 KTX 요금을 2~3배는 냈어야 했고, 무공화호, 새마을호는 이미 진작에 없어졌을 것"이라며 "철도노조가 이렇게 투쟁했기에 대한민국 철도가 공공성을 갖고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이제 (철도를) 상하로 쪼개는 것도 모라, 고속철을 10년간 쪼개놓고 다 망해가는 SRT를 다시 심폐소생하겠다고 한다. 가당찮은 일"이라며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고 인력을 축소하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지난 3년 동안 실질임금 축소된 것을 인상을 포함해 지금의 싸움은 모두 구구절절이 정당하고 당연한 요구"라고 전했다.

14일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서울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14일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서울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끝으로 철도노조는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이번 파업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는 시민 모두의 요구다. 정부정책이라며 명분없는 파업이라고 왜곡하지 마시라"며 "시민 절대다수의 요구를 거부한 국토부의 고집과 아집이 주범이다. 시민요구를 묵살한 그들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들이 멈춰 서지 않는다면, 철도 노동자가 나서 저들의 폭주를 멈춰 세워야 한다"며 "금일 철도 노동자의 총파업은 열차의 안전과 시민편익을 지키는 투쟁이다. 국토부발 열차대란을 정상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비판했다.

아울러 "철도 노동자는 지난 100년 동안 선배 철도 노동자가 지켜왔던 시민의 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불편을 해소할 유일한 대안, 수서행 KTX를 쟁취해 시민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강대강' 대치가 지속됨에 따라 철도노조의 파업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철도노조는 1차 파업 이후 사측과의 교섭 결과에 따라 다음 달 2차 총파업도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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