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애플페이 도입으로 신규 회원 유입 효과를 누리던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증가세 둔화가 심각하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신규 회원수로 카드업계 5위까지 밀렸다. / 사진 = 현대카드
올해 초 애플페이 도입으로 신규 회원 유입 효과를 누리던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증가세 둔화가 심각하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신규 회원수로 카드업계 5위까지 밀렸다. / 사진 = 현대카드

올해 초 애플페이 도입으로 신규 회원 유입 효과를 누리던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증가세 둔화가 심각하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신규 회원수로 카드업계 5위까지 밀렸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카드 회원수는 삼성카드가 전월(13만3000명) 대비 3.76% 증가한 13만80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KB국민카드가 13만6000명의 신규 회원을 끌어모으며 2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7월 국민카드는 14만명의 신규 회원을 유치하며 1위 자리에 올랐으나, 불과 2000여명 차이로 삼성카드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어 신한카드가 12만2000명의 신규 회원을 모집하며 3위 자리에 올랐고 ▲롯데카드(11만8000명) ▲현대카드(11만5000명) ▲하나카드(10만2000명) ▲우리카드(8만4000명) ▲비씨카드(6만7000명) 순이다.

전체 회원수 기준으로는 신한카드가 1434만7000명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삼성카드(1285만5000명) ▲현대카드(1188만4000명) ▲국민카드(1186만6000명) ▲롯데카드(925만9000명) ▲우리카드(711만3000명) ▲하나카드(613만9000명) ▲비씨카드(170만1000명) 순이었다. 전월 대비 순위 변동은 없었다.

이목을 끄는 부분은 현대카드다. 신규 회원 둔화세가 눈에 띄게 심화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수는 전월 대비 4.17%(5000명) 감소했다. 8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앞서 현대카드는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 이에 힘입어 지난 5월에는 최초로 국민카드의 전체 회원수를 역전한 바 있다. 

5월 기준 양사의 전체 회원수 격차는 8000명에 불과했으나 6월 2만2000명, 7월 2만4000명까지 벌어지며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카드가 삼성카드의 2위자리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국민카드의 신규 회원수는 증가한 반면, 현대카드는 지속적인 하락폭을 보이면서 8월 기준 5위까지 밀려났다. 양사의 전체 회원수 격차도 1만8000명으로 다시 좁혀지게 되면서, 현대카드 입장에선 겨우 추월한 3위 자리를 다시 탈환당할 위기에 놓였다.

8개 전업카드사 2023년 7~8월 신규회원수 추이. / 사진 = 1코노미뉴스
8개 전업카드사 2023년 7~8월 신규회원수 추이. / 사진 = 1코노미뉴스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수 증가폭도 꾸준히 둔화되는 양상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3월 20만3000명의 신규 회원수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4월(16만6000명) ▲5월(14만5000명) ▲6월(12만5000명) ▲7월(12만명)▲8월(11만5000명) 등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신규 회원 유치 효과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 '오픈 빨'로 인한 신규 회원수 증가의 하락은 예고된 수순이었으며, 여전히 사용처 등에서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국내 최초로, 또 독점 형태로 들여옴에 따라 신규 회원수 증가는 예상된 일이었다"며 "다만 이와 함께 초기 유입 효과가 종료되며 신규 회원수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로 예고된 수순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사용처에 있어 여전히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프라 확충 등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 특별한 이슈가 있지 않는 한 당분간 신규 회원 유입이 감소하진 않더라도 늘지는 않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6개월 독점'이 오는 9월말 종료됨에 따라 경쟁사들의 애플페이 진출이 가능해진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경쟁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현대카드의 '독점 체제'가 무너져 신규 회원 둔화세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각 카드사들은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와 보급 지연 등으로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장기적인 회원 유치 차원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진출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여러 한계점과 높은 수수료가 (애플페이 도입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용처나 인프라 측면은 해소될 부분이라 생각하고, MZ세대 등 고객 유치 차원에서 애플페이 도입은 불가피할 것"이라 내다봤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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