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아라 
사진 =정아라 

 

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에 있어 많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수는 급증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족하다. 그래서 1인 가구가 1인 가구에 관심을 갖고 공감과 연대감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1코노미뉴스]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날것 그대로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어느 곳에 살던 1인 가구는 월세와 생활비 걱정을 해야 한다. 이것은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필자와 지인들도 마찬가지로, 현재 토론토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비와 매년 오르는 렌트비를 감당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직장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투잡을 뛰고 있다.

캐나다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유효한 비자, 즉 워킹비자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 비자에는 법적으로 허용된 총 근무시간이 있는데, 이를 어길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와 오픈 워킹 비자의 경우 주 40시간이 풀타임으로 고정되어 있고, 대학교 학생비자의 경우 작년엔 방학을 제외한 학업기간에 주 20시간이 최대로 규정되어 있었지만 규제가 완화되어 똑같이 주 40시간을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이외의 관광비자, 어학원 학생 비자의 경우 일을 하는 것이 불법으로 정해져 있다.

일을 찾아보기에 앞서 이력서와 매년 2월에 신청하게 되는 세금신고에 필요한 신넘버 (Sin Number)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신넘버는 캐나다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서비스 캐나다에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으며, 직접 가거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세금신고 시 그동안 냈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신 넘버는 꼭 필요하다. 이력서의 경우 인적사항과 학력, 경력과 현재의 신분(비자상태) 등을 기술한 A4용지 한 장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 특수한 아르바이트의 경우 Cover letter, 자격증 등 필요한 서류들이 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아르바이트들은 면접을 위한 서류만 검토하는 편이다.

토론토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한국의 다양한 아르바이트 어플들과 같이 캐나다에도 일을 찾기 좋은 어플들이 있는데, 필자와 지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어플은 Kijiji, Indeed, Linkdin과 한인카페 '캐스모'등이 있다. Indeed 와 Linkdin의 경우 조금 더 전문화된 일을 찾기에 적합하다. 만약 일하고 싶은 곳이 프랜차이즈이거나, 유명한 곳이라면 위의 두 어플에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가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 가장 쉬운 방법은 지인의 소개이다. 토론토는 지인 추천으로 일을 구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토론토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직종의 아르바이트는 역시 음식점의 서버로, 시급과 별개로 팁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캐나다의 2023년 기준 최저시급은 15.5불, 한화로 약 만 오천 삼백원 정도이다. 이 시급과 별개로 토론토 사람들은 팁을 주는 문화에 익숙한데, 기본적으로 15%부터 시작하며 20%, 25% 까지 팁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여기서 팁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에 받는 수고비로, 음식점에 따라 서버가 100%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주방3, 서버 7의 비율로 하루의 총 팁을 나누어 가지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음식점이 주류를 판매하기 때문에 주류를 서비스 하기 위한 '스마트 서브'라는 자격증이 요구되는 음식점들이 간혹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은 토론토의 음식점에서는 24시간 동안 술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주류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늦은 오후에 오픈하여 새벽에 문을 닫는다.

한 달에 한 번 월급식으로 나오는 한국과 다르게 캐나다는 2주급이 보편화 되어 있다. 2주에 한 번씩, 수표에 적혀서 나오는데, 이때 수표에 적힌 금액은 일한 시간(15.5 $)에 세금을 뺀 금액이며 팁의 경우 매일 마감시 정산되어 세금제외 없이 현금으로 지급된다. 가게들마다 다르지만 이 팁의 액수가 꽤 되기 때문에, 2주치 시급과 거의 비슷하게, 또는 2주급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매주 두 번 일식당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 주류를 취급하는 이자카야이기 때문에 오후에 오픈하여 늦게까지, 새벽 1시에서 2시까지 일을 하게 된다. 토론토의 지하철은 새벽 1시 반에 끝나지만, 지하철의 첫 차가 다닐때 까지 운영되는 '나이트 버스', 즉 야간버스가 있어 돌아가는 길이 어렵지는 않다. 일주일에 두번씩 이주씩만 일하는 것이고, 최저 시급이기 때문에 용돈벌이가 될까, 싶지만 팁을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이 크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팁으로 인한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직원으로 직장에서 풀타임으로 일하여 돈을 버는 것 보다 서버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여러개 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도, 돈적으로도 더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경우 젊은 사람들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서버 일을 평생직장으로 삼는 현지인들도 많다. 그렇기에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사람들은 생활비와 주거 렌트비 문제, 또는 비자와 영주권 문제 등의 이유로 전공과 관련된 직장을 갖는것을 포기하고 비교적 쉽고 돈이 잘 벌리는 서버일을 중점적으로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아직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직장과 별개로 아르바이트를 늦은 밤이나 주말에 하며 부족한 생활비를 채워나가며 버티고 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높은 연봉을 원하고, 높은 연봉을 위해 더 많은 전공관련 경력을 원하지만, 관련 경력을 쌓기까지의 약 2-3년 간은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며 투잡을 뛰어야 한다. 하지만 아르바이트가 더 돈을 잘 번다는 것을 알게된 사람들이 관련 경력을 포기하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하게 되는 상황, 이러한 순환이 젊은 사람들의 현재 딜레마다. [1코노미뉴스 캐나다=정아라]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