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이동에 합류한 1인 가구가 예년보다 늘어난 올해 추석, 휴게소 먹거리 물가를 두고 1인 가구의 부담이 커졌다./ 사진 = 미리캔버스
명절 대이동에 합류한 1인 가구가 예년보다 늘어난 올해 추석, 휴게소 먹거리 물가를 두고 1인 가구의 부담이 커졌다./ 사진 = 미리캔버스

장기 연휴와 정부의 국내 여행 독려 기조로 올 추석 연휴에는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을 만나려는 1인 가구가 예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설 연휴 귀성·귀경길 인구 이동 자체도 전년 대비 27%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늘어난 연휴기간에 따른 이동인원 분산으로 일평균 이동 인구는 9.4% 감소할 것이란 게 당국의 예상이다.

28일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는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9월27일~10월3일) 동안 총 4022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루 평균 이동인원은 575만 명,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일평균 차량 대수는 531만 대로 예상했다.

문제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외식물가에 귀성길 물가까지 급등하면서 명절을 앞둔 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단 것이다. 이미 치솟은 고물가로 시름이 깊어진 상황에서 추석 연휴 귀성길에 오르는 1인 가구의 한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귀성길이 본격 시작되기에 앞서 지난 27일 고속도로 휴게소의 인기 간식을 할인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기조에 동참하고 국민정서에 공감하고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명절 대이동을 앞두고 시름이 깊어지던 1인 가구에게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고속도로 휴게소 안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의 모습으로 북적이는 분위기다./ 사진 = 조가영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 안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의 모습으로 북적이는 분위기다./ 사진 = 조가영 기자

한국도로공사는 추석 연휴 동안 전국 184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인기 간식을 2000원~3000원대로 할인 판매하고 있다. 대상 품목은 호두과자, 떡꼬치(소떡소떡), 핫도그, 어묵바 등 인기 간식이다. 여기에 다양한 간식을 골고루 포함한 묶음 간식 꾸러미도 최대 33% 할인하고 있다.

귀성 출발인 연휴 첫날 28일 고향가는 길에서 들린 거점 지역 휴게소에서는 급등한 먹거리 물가에 지출을 고민하는 1인 가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휴게소 먹거리 중 우동은 7000원, 라면은 4000~5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휴게소 먹거리 중 우동은 7000원, 라면은 4000~5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이곳에서 마주친 1인 가구 김지영(42, 가명) 씨는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배도 채우고 휴식을 취할 겸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가볍게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하려고 가격표를 본 김 씨는 우동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고향 내려가는 길에 졸음이 쏟아져 잠시 휴게소에 들렀는데 우동이 한 그릇에 7000원인 것을 보고 놀랐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먹던 휴게소 음식이 이젠 금값이 됐다. 예전에는 만원이면 우동에 핫도그까지 사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돈까스 하나도 못 먹는다. 요즘 한국 물가를 보면 해외여행 가는 것만 사치가 아닌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도시락이라도 싸올 걸 그랬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의 시작인 28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식사 중 한식 메뉴가 8500원~1만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추석 연휴의 시작인 28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식사 중 한식 메뉴가 8500원~1만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또 다른 1인 가구 이영식(35, 가명) 씨 역시 치솟은 휴게소 먹거리 물가에 지출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이 씨는 "호두과자는 기계로 만들기라도 하지 다른 건 냉동을 그냥 튀겨서 판매하는 게 대부분인데 가격이 이렇게나 오를 수가 있나 싶다. 오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심한 것 같다. 가격만큼 음식이 맛있기라도 하면 말을 안 한다. 점점 돈 쓰기가 무서워진다"며 결국 휴게소 음식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인 인기 간식 코너에서는 기분 좋게 간식을 고르는 1인 가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오창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인기 간식인 소떡소떡이 4500원, 핫도그는 4000원에 팔리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오창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인기 간식인 소떡소떡이 4500원, 핫도그는 4000원에 팔리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1인 가구 안호진(29, 가명) 씨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인기 간식 코너로 가보니 비교적 저렴한 간식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소떡소떡을 3000원에, 츄러스는 2000원에 사먹을 수 있었다. 다만, 김밥 한 줄은 여전히 6~7000원씩 하고 있었다. 운전을 하다보면 졸려서 휴게소에 들르면 꼭 커피 한 잔을 하는데 이번에는 자판기 커피를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간식을 구매한 또 다른 1인 가구 박예진(32, 가명) 씨 역시 물가안정 기조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식사 메뉴와 달리 인기 간식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식사 메뉴와 달리 인기 간식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박 씨는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이 최근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간식이 판매되고 있어서 안심이 됐다. 음식까지는 아니어도 가볍게 간식 정도는 부담없이 사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덕분에 즐거운 귀성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귀성길에서 만난 1인 가구들은 예년보다 치솟은 휴게소 먹거리 물가에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일부 먹거리에 한해선 가격이 안정돼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굳이 음식을 사먹지 않더라도 가벼운 간식 하나 정도만 사먹고 가던 길을 가려는 이들도 많았다.

앞서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의 가격은 2년 전인 2021년 8월 대비 11.2% 오른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올해 8월 기준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의 평균 판매가격은 6304원으로 집계됐다.

1인 가구 사이에서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연휴 만큼은 물가로 인한 근심과 걱정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척들과 즐거운 명절을 보내고 싶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휴게소에서 만난 1인 가구는 대부분 치솟은 먹거리 물가에 지출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휴게소에서 만난 1인 가구는 대부분 치솟은 먹거리 물가에 지출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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