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왼쪽)이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에 펄어비스의 노동환경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 캡쳐
류호정 정의당 의원(왼쪽)이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에 펄어비스의 노동환경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 캡쳐

부당노동 문제로 당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펄어비스가 여전히 노동문화에 있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10일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허 대표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증인 신청에 따라 펄어비스의 노동환경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펄어비스는 2021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고 시정지시 내용을 수용했으나,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드러났다.

펄어비스가 류 의원에 제출한 '노동 환경 개선 노력 보고'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당일 권고사직 및 복지 헤택 중단 개선 요청 ▲임금체불 ▲주52시간제 위반 문제 ▲장시간 노동·공짜 노동·만성적 야근 ▲근로자 대표 문제 ▲재량근로제 악용 ▲직장 내 괴롭힘 문제 개선 등에 대해 모두 개선 혹은 재발 방지를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류 의원은 "허 대표를 증인으로 모신 이유는 펄어비스가 개선 완료라 보고한 사항에 대해 추가 제보가 많기 때문"이라며 "오늘 오가는 질의응답과 그 진실성에 따라 더 많은 제보가 뒤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특히 공용 컴퓨터를 활용한 '꼼수'를 문제 사항으로 지목했다. 

펄어비스에서 초과근무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PC OFF 제도(52시간이 지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류 의원은 "가장 문제라 생각했던 것은 근로시간 측정이 안되는 공용 컴퓨터 꼼수였다"라며 "15층에는 잠금제한이 없는 PC가 있다, 금요일이 지나면 공용 PC나 서브 PC에서 일한다 등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근무시간에 52시간에 다다르면 공용 PC나 서브 PC를 사용해 일을 하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그냥 52시간 초과근무보다 더 나쁜 이유는 근무 시간이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록이 되지 않으면 초과 근무수당도 없다. 공짜 야근의 전형인데,(허 대표는)이를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허 대표는 "(말씀하신 제보 사항은) 처음 보기는 했지만, 사내에서 서버에 업데이트 하기 위한 공용 PC들이 있다. 이를 통해 저희가 운영 중인 PC OFF를 우회하는 방법이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제보를 파악하고 나서는 시정을 했다. 공용 PC를 다 없앨 수는 없지만 관리를 강화했고 그렇게 발생한 업무에 대해서는 최근에 정산을 해 수당을 지급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류 의원는 "재직자, 퇴직자 등 업계 관계자를 통해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파악했다"며 "당시 근로감독을 받으시고 그 방법을 못하게 되니 이를 우회하신 것이라 많이 화가 난다. 직원들도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 믿었을텐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잘 챙겨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여전히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관련 이슈에 대해 "게임이 컨텐츠 산업의 효자 종목이고 수출 사업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며 "(펄어비스도) 중견기업이라 돈도 잘벌고 여건이 나쁠것이 하나도 없는데 왜 이런 환경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는지 의문"이라 말했다.

이어 "근로계약 기준이나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해야 하고, 52시간을 지키려면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기존 방식을 가져가며 이런 점이 바뀌니 혼란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다. 바뀐 환경에 맞게 개선해 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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