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에 있어 많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수는 급증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족하다. 그래서 1인 가구가 1인 가구에 관심을 갖고 공감과 연대감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1코노미뉴스]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날것 그대로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국의 명절, 추석 연휴와 같이 북미권에서는 추수감사절 (thanks giving day)를 챙긴다. 이날은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 흔한데, 이번 연도의 추수감사절은 월요일이라 주말과 합쳐져 긴 연휴가 됐다. 필자도 런던 지역에 있는 친구를 초대해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간단한 추석을 즐기기로 했다.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추석과 비슷하게 연휴 당일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지만 한국 음식점들은 종종 문을 연다. 한식당의 특징은 다양한 반찬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날 필자는 감자탕과 해물파전을 시켰는데, 혼자 생활을 하다보면 못 해 먹는 어려운 음식들이라 친구들과 맛있게 나눠 먹었다. 

보통 이곳의 한식당은 단일 메뉴인 곳이 적다. 메뉴가 기본으로 10가지가 넘어가고, 탕류, 고기류 등 아주 다양한 선택지와 사진들이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핫도그 전문점도 떡볶이, 어묵 등 세트로 팔기도 한다. 한식이 워낙 다양하고 또 그 각각의 수요가 적지 않다 보니, 한 음식점에서 많은 메뉴를 섞어서 파는 것이 흔하다. 

밥을 먹은 뒤 간단하게 한국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한국은 카페가 걸어서 3분마다 있지만, 이 토론토는 작은 카페들이 많지 않다. 일일이 구글 맵으로 찾아야 할 정도로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토론토 사람들은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카페에 갈 때면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간다. 아무래도 공간이 넓어 앉을곳이 많고 익숙한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은 다양한 카페 프랜차이즈들과 분위기 좋은 대형 카페들이 있지만 토론토는 대형 프랜차이즈 몇 개가 독점식으로 하고 있어서, 예쁜 카페를 가고싶다면 소형 카페, 대부분 사장님들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에 가야 한다. 

한국에서 카페라는 공간은 많은 역할을 한다. 친구들과 수다도 떨지만 과제를 같이 하는 공간이며, 일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데이트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느낀 카페라는 공간은 잠시 이야기를 하며 커피를 마시는 곳, 그 공간의 본능에 충실하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소란스럽지 않고 그들의 대화에 집중하며 다른사람들을 방해하지 않고 있었기에 필자또한 친구와의 대화만에 집중하며 연휴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다.

 

간단히 장을 보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혼자 살다 보니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간단하게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육볶음과 김치전, 깻잎전에 후식으로 쿠키까지 만들기로 했다. 

따뜻한 담요를 덮고, 완성된 쿠키를 손에 들고, 우유를 마시며 친구와 앉아 많은 이야기를 하며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냈다. 비록 가족과 함께 추석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오랜 친구와 소소하게 맛있는 것을 먹고 이야기 나누는 연휴도 나쁘지 않다. 점점 혼자 토론토에 사는 것이 익숙해 지면, 한국의 명절들에 대해서는 무뎌지고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특히 가족과 함께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추석이나 설 같은 대명절을 앞두고는, 혼자 타지 생활을 하는 자신이 조금 쓸쓸하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누군가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은 조금 가신다. 특히 그 누군가가 타지생활의 외로움에 대해 알고 있는 오랜 친구라면, 가족 없이 홀로 보내는 명절도 슬프고 외롭게만은 느껴지지 않다. [1코노미뉴스 캐나다=정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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