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건물 전경./ 사진 =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홈페이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건물 전경./ 사진 =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홈페이지

WHO의 전자담배 및 유사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필리모리스가 '로비'로 대응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 찾기에 나섰다는 것인데,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그레구아르 베르도(Grégoire Verdeaux)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대외 담당 수석 부사장이 지난 9월 22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외부로 유출됐다. 

해당 이메일에는 "다음달 열릴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 전에 정치적이든 기술적이든 어떤 연관성, 어떤 단서라도 찾으라"는 지시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조약의 일환으로 국가들이 베이핑(Vaping, 전자담배)과 유사한 제품을 단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로비 캠페인에 나서라는 지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9차 총회에서 가열담배(혹은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동일하게 규제해야 하는 점과 가열담배 기기 장치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 등을 강조한 바 있다.

내달 파나마(Panama)에서 열리는 제10차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도 금연 제품에 대한 과세 등 가능한 규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 담배 회사들은 초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구아르 베르도는 이메일에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WHO FCTC에서 제외된 것은 부조리"라며 "WHO의 의제는 금연 제품에 대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금지주의적인 공격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WHO는 적절하게 규제된 금연 제품이 담배 규제를 합친 것보다 흡연율 감소를 더 빠르게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만든 공중 보건의 역사적인 기회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출된 이메일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레구아르 베르도는 성명서에서 "제가 공개적으로 하는 말과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정확하게 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립모리스는 일반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제 개발과 연구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대표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HNB)가 꼽힌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WHO는 "가열담배(궐련형 전자담배)는 암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을 배출하며, 궐련보다 덜 해롭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규제와 관리가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세훈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9월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개최한 '제1회 금연정책 공개토론회'에서 "담배 정의에 전자담배기기를 포함해 담배처럼 동일하게 규제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PMI의 비연소 제품은 전 세계 8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PMI는 전 세계적으로 1940만명 이상의 성인이 일반 담배를 끊고 아이코스로 전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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