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중견그룹 일감 몰아주기 뿌리뽑기에 나선 가운데 그룹 내 내부거래 정도가 상당한 성우하이텍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 = 성우하이텍 
공정위가 중견그룹 일감 몰아주기 뿌리뽑기에 나선 가운데 그룹 내 내부거래 정도가 상당한 성우하이텍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 = 성우하이텍 

중견그룹의 일감몰아주기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공정위가 성우하이텍 내 계열사 곳곳에서 이뤄지는 내부거래 행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품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하는 성우하이텍은 그룹내 오너 일가의 가족 회사 등의 매출에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비중이 높은 그룹으로 손꼽힌다.

성우하이텍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리앤한→성우홀딩스→성우하이텍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의 최대주주는 지분 32.74%를 보유한 성우홀딩스다. 성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이명근 성우하이텍 대표이사 회장으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 83.61%를 보유하고 있다. 성우홀딩스 지분 16.39%를 보유한 리앤한은 이 회장의 자녀 이아람 씨 지분율 51.36%를 포함 특수관계자가 97.3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가족 회사다.

눈에 띄는 건 이들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내부거래다.

성우하이텍 그룹 내의 내부거래 현황./ 표 = 조가영 기자
성우하이텍 그룹 내의 내부거래 현황./ 표 = 조가영 기자

수입 의류 및 잡화 등의 도소매업과 자동차부품의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리앤한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리앤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50.3%에 해당하는 877억4500만원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벌었다. 같은 기간 오너 일가의 또 다른 가족 회사인 아이존은 전체 매출의 93.1%에 해당하는 529억500만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었다.

오너 일가의 가족 회사 외에 성우하이텍의 주력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도 상당했다. 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성우하이텍은 슬로박성우 등 관계 기업 및 공공기업과 아이존체코, 아이존 등 기타의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거래액이 총매출액의 20% 전후였다.

성우하이텍이 50.12% 지분을 보유 중인 아산성우하이텍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37.3%에 해당하는 741억8500만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또 아산성우하이텍의 자회사인 삼영공업은 전체 매출의 26.8%에 해당하는 47억1900만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었다.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리앤한(49.5%→50.3%), 아이존(91.5%→93.1%), 아산성우하이텍(36.0%→37.3%), 삼영공업(20.9%→26.8%) 등 이들 회사 모두 전년도(2021년)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에서 오너일가 지분이 일정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을 넘는 계열사와 거래하면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한다.

현재 성우하이텍 그룹의 자산규모는 약 4조원으로 규제 대상에서 빠지지만, 오너 지분율이 상당히 높아 일감몰아주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성우하이텍은 지난해 현금으로 총 80억원을 배당했다. 이 중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44%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에게는 약 36억원이 돌아갔다.

최근 5년치를 집계하면 오너가의 몫은 141억원 가량이다. 성우하이텍은 년부터 2022년까지 총 312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약 18억원이 이명근 회장의 몫이다. 배우자 민미라 씨, 자녀 이보람 씨가 5년 동안 받은 배당수익의 합계액은 각각 약 6억원, 약 10억원 정도다.

지주회사인 성우홀딩스로부터 벌어들이는 몫까지 더하면 배당수익은 훨씬 커진다. 이 회장이 성우홀딩스로부터 5년간 챙긴 배당 수익 합계액은 무려 184억원 이상이다. 성우홀딩스 지분을 16.39% 보유한 리앤한 역시 매년 수억원의 배당 수익을 챙기고 있다. 

짭짤한 배당 수익으로 매년 주머니가 두둑한 오너 일가와 달리 성우하이텍의 재무건전성은 단기차입금 정도가 높아 우려되는 수준이다.

성우하이텍의 연결기준 반기말 총차입금은 1조5319억원이다.

이 중 단기차입금은 1조1557억원, 장기차입금은 3762억원이다. 총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5.4%다. 통상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으면 유동성 압박에 직면했다고 해석한다.

성우하이텍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1년 만에 크게 상승했다. 2022년 6월말 65.6%에서 올해 6월말 75.4%다.

액수 기준으로 보면 성우하이텍의 단기차입금은 2022년 6월말 1조55억원에서 올해 6월말 1조1557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5265억원에서 3762억원으로 줄었다. 총 차입금도 1조5320억원에서 1조5319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