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말 퇴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정치권 공세를 맞닥뜨리고 있다. / 사진 = KB금융그룹
오는 11월 말 퇴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정치권 공세를 맞닥뜨리고 있다. / 사진 = KB금융그룹

오는 11월 말 퇴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정치권 공세를 맞닥뜨리고 있다. 3분기 '리딩뱅크'를 수성하며 유종의 미를 남긴 윤 회장에게 정치권에서 고발 의사를 내비치는 등 압박을 가해서다.

윤 회장의 임기는 사실상 종료된 만큼, 이같은 정치권 공세가 '실익'보다는 '망신주기'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정무위는 금융당국 종합감사에 불참한 윤 회장을 고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윤 회장은 5대 금융그룹 회장 중 유일하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며 국감장에 얼굴을 비출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23일 해외 IR일정으로 인해 국감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윤 회장은 사유서를 통해 "13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시작으로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주요 주주 및 전략적 제휴 기관 17곳을 대상으로 해외 투자설명회(IR) 활동 중"이라며 "주요 투자자가 포함된 아시아 지역 IR 활동은 남은 임기를 감안할 때 일정을 달리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 IR 일정으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윤 회장에 유감의 뜻을 표하는 것을 넘어 국회법에 따라 윤 회장을 고발키로 합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는 그림이다.

지난 27일 야당 간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무위 국감에서 "윤 회장의 불출석에 대해 그 사유가 상당히 문제가 있고 여러 번 출석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나온 것에 대해 강력하게, 국회 정무위를 대표해 유감을 표한다"며 "증인 회피 사례들이 많아진다. 국내 있으면 출석을 피하기 쉽지 않으니까 자꾸 해외 출장 일정을 일부러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요불급한 해외 일정을 만들어 증언을 회피하는 이런 사례들이 계속 빈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상당히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야 간사 간 의견 일치를 봤다"며 "이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해 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이게 예정돼 있던 일정이 아니고 국감 증언을 회피하기 위해 새 일정을 만들었던 것이라면 이것은 국회법에 따라 문제제기를 해야 되는 것이라 고발을 하는 것으로 여야 간사 간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의결을 하려면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의결 회의를 따로 소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례상 국정감사 기간 중 불출석이든 위증이든 관련 의결을 한 적이 없다"며 "지금 정회하고 (의결)하는 방법보다 관련 사항들을 모아 KB 윤종규 회장 말고도 현대건설 대표 등 다른 불출석 증인들, 그 동안의 위증 관련 증인들을 모아 다음 번 정무위 전체회의 시간에 의결할 것"이라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윤 회장의 불출석 사유서 자체가 거짓말이라 강조했다. 윤 회장이 국감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해외출장 일정을 변경했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사전 계획했던 해외출장이 아니고 증인 채택 후 출장 계획이 변경되고 비행기표가 급하게 현금으로 구매된 과정이 파악된 상태"라며 "이렇게 불출석 사유서를 거짓으로 우리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면 과연 이것을 누가 지시했고 누가 실행을 했는지까지, 내부 조력자까지 함께 조치를 해야 된다. 전체회의 때 고발 내지는 수사 의뢰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윤 회장의 임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실제로 고발 등을 진행한다 해도 '망신 주기'외에 별다른 실익이 존재하냐는 것이다.

또 최근 금융그룹 CEO의 출석이 연이어 불발되자 '맹탕 국감'을 의식한 정무위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전반에서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로 금융사 CEO 등의 국감 증인 채택은 예견된 일이었다"며 "KB금융 역시 내부 직원들의 부당 주식거래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은 당연하나, 더 중대한 사태가 벌어졌던 타 금융사 CEO도 불출석한 마당에 윤 회장에게 특히 공세가 집중되는 분위기에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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