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과거 수주한 초대형 LPG운반선(VLGC) 3척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한화오션 측은 최종 인도일 등과 관련해 유럽지역 선주 측과 협의에 나선 상황이다. / 사진 =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과거 수주한 초대형 LPG운반선(VLGC) 3척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한화오션 측은 최종 인도일 등과 관련해 유럽지역 선주 측과 협의에 나선 상황이다. / 사진 =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과거 수주한 초대형 LPG운반선(VLGC) 3척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최종 인도일 및 지체배상금 등과 관련해 선주 측과 협의에 나선 상황이다.

31일 한화오션 공시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VLGC 3척의 계약기간 종료일이 기존 이달 31일에서 내년 3월 15일까지로 연기됐다. 

트레이드윈즈 등 해양 전문 외신에 따르면 발주처는 영국 선사 조디악 마리타임으로 파악됐다.

당초 선박들은 옥포조선소(현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올해 하반기까지 선주측에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약 6개월 가량 납기일이 미뤄지게 되면서 '지체배상금' 등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선박 인도가 지연될 경우 조선소는 선주와의 계약에 따라 지체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선종 및 각 계약마다 조건은 상이하나, 통상 선박 최종 인도 지연 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지불해야 할 배상금도 불어나게 된다.

해당 VLGC 3척은 LPG 이중연료 추진장치가 적용된 친환경 선박으로 계약금액은 2650억원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의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을 다시 인정 받았다"며 "최고 품질의 선박을 건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약 6개월이라는 납품 지연이 발생함에 따라 유럽 선주 측에 지불해야 할 배상금 규모도 계약금액 대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선주측과 협의 중으로 협의 내용은 비공개"라며 "(배상금 규모 확대 우려 관련) 협의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오션은 마찬가지로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10년 수주한 잠수함의 지연납품으로 수백억에 달하는 배상금을 납부한 바 있다. 

방위사업청과의 당초 계약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016년 11월까지 장보고-Ⅱ 6번함을 납품해야 했다. 그러나 실제 납품일이 이보다 8개월 가량 늦은 2017년 7월에 완료되면서 배상금 428억여원 중 정부 미지급대금 채권 120억여원을 제외한 약 308억원을 정부에 납부해야 했다.

이후 법정 공방 끝에 최근 법원이 1심 판결에서 한화오션의 일부 승소를 판단을 내림에 따라 납부 배상금을 대폭 돌려받게 되면서 우선 한숨을 돌리게 된 상황이다.

한화오션 측에 따르면 이번 VLGC 계약 기간 연장은 위탁을 맡긴 협력사 측에서 제작 후 납품하기로 한 블록 및 장비의 지연에 따른 것이다.

대형 조선사의 경우 납기를 맞추기 위해 중소 조선 협력사에 선박 블록 등을 위탁해 생산·조립하게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최근 조선업계 인력난이 심화되는 와중 그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소 조선 협력사 쪽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조선업 근로자 수는 9만50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말(20만3400명)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협회는 오는 2027년부터는 13만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한화오션은 지난 8월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치는 등 선제적 인력 확보를 통해 인력을 체우고 있으나, 위탁을 맡은 중소 협력사의 인력부족 문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한화오션의 생산능력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협력업체에서 제작 후 납품하기로 한 블록 및 장비가 지연된 것"이라며 "각 업체의 사정을 한화오션이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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