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민 지랩스 대표. / 사진 = 지랩스
백기민 지랩스 대표. / 사진 = 지랩스

최근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거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재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과반수 이상이 전월세에, 이 중에서도 30대 1인 가구는 40.4%가 전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전세포비아' 현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세포비아 현상이 '정보의 비대칭'으로부터 촉발된다는 데에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임차인이 임대인의 세금체납 등의 사실을 미리 확인하기 어렵고 접근성도 떨어져 사실상 공인중개사만 믿고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대한 확인·설명 의무를 강화하는 취지의 공인중개사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예고했으나, 임차인이 실제 계약 과정에서 이를 얼마큼 체감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에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추가로 논의되는 가운데, 한 기업이 부동산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1코노미뉴스]는 금일 '지랩스(g-labs)'의 백기민 대표를 만나 지랩스가 개발 중인 '빌립(bilib)'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기민 지랩스 대표. / 사진 = 1코노미뉴스
백기민 지랩스 대표. / 사진 = 1코노미뉴스

▲지랩스는 어떤 기업인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소개하자면.

-2016년 서울에서 창업해 현재 20명의 구성원이 지랩스의 다양한 공간혁신 실험에 함께하고 있다. 지랩스는 건물주에게 공간을 타인에게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소유하되, 공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운영 및 유지보수에 대한 부담은 낮추고 임대료에 준하는 수익이 꾸준하게 발생할 수 있는 수익분배 형태의 서비스인 '가라지' 파트너십을 출시했다. 가라지는 창업의 시작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업무 공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더 빠른 성장을 위한 방법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인프라로서 자리잡는다는 목표 아래 시작됐다. 최근 GH(경기주택도시공사)와 협업해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기회발전소를 오픈하여 2023년 10월 현재 총 전국 1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라지의 차별점은 '그라운드'다. 그라운드는 비즈니스의 성공에 집중하는 커뮤니티로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초기 창업가 및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소개하고, 지원 방법에 대한 상담을 제공한다. 또한 직무 능력 강화를 위한 회계, 세무, 비즈니스 영어, 리더십 등의 세미나와 함께 취미를 확장해 개인의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한다. 이외에도 입주사 멤버 대상 인터뷰를 통한 홍보 및 협업 기회 제공, 전문 분야를 기준으로 진행하는 네트워킹 이벤트 등 다양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동기가 궁금하다. 앞서 싱타(SINGTA)에서 게임 관련 업무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긴 이야기다.(웃음) 대학생 시절 막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성장할 때라 그곳에서 기회를 봤다. PC게임의 경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지만 당시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아직 메인 플레이어들이 뛰어들기 전이었다. 시장은 커지고 인프라에 대한 니즈는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 윤활유 역할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국내의 작지만 재밌는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들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게, 또 해외 게임이 국내로 진출할 수 있게끔 교도부 역할을 해보자 해서 구성한 것이 무역 콘텐츠 회사로서의 '칼키(Kalki)'다. 다만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보니 지지부진 된 부분이 있었고 당시 동업을 준비하시던 분이 스마트본 게임 회사를 창업하셨다. 그분께서 본격적인 사업 시작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 제안을 주셨고 싱타에 입사해 국내외 영업 및 마케팅, 게임 기획과 운영까지도 전반적으로 맡아 일하며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느꼈고 그러한 구상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위워크가 시작이 됐고, 이것이 현실성 있는 아이템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후 단기간 준비 끝에 맨발로 나와 몸을 부딛히면서 1호점을 오픈하게 됐다.

▲개발 중인 '빌립(bilib)'은 어떤 서비스인가. 

-빌립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와 임대차계약 기간 동안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나아가 전통적인 로우 테크(low-tech) 분야인 부동산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는 서비스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최대한 서로의 정보를 교환해 가장 적합한 매칭을 찾는 것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으로부터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동의를 받고, 신용평가 기관 정보 등을 바탕으로 임차인은 임대인이 총 몇 개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 공동 담보는 얼마인지, 신용대출은 얼마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보증금과 임대료를 잘 낼 수 있을지, 소비 성향은 어떤지, 꾸준히 계약을 갱신하는 편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계약의 불안정성이나 불확실성을 낮출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를 기반으로 저희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스코어를 산정하고, 이에 대한 리포트를 제공해 당사자가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리포트를 통해 공인중개사분들이 알려주지 않는 정보를 추가로 조회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실제 계약에 있어 더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축물 대장과 등기부등본 등으로만 평가를 진행하는 유사 서비스와 달리 신용정보회사 등에서 더 많은 정보를 가져온다는 점이 빌립만의 차별점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이러한 니즈가 상당한데, 이같은 서비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분을 저희가 해소해 줄 수 있다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까지도 해결 및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기민 지랩스 대표. / 사진 = 1코노미뉴스
백기민 지랩스 대표. / 사진 = 1코노미뉴스

▲전세사기 피해자 중 청년 1인 가구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빌립이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전세 사기 통계를 봤을 때 대부분이 20~30대 청년, 그중에서도 1인 가구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분들은 이러한 계약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어떤 정보를 알아야 미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IT서비스에 친근하고 익숙한 청년들이 빌립을 통해 간편하게 미래 사고를 예방토록 하게 하자는 것이 개발 취지 중 하나다. 또 이미 청년들은 이런 니즈를 표출하고 있다. 저희가 빌립을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한다면 특히 청년 1인 가구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현재 빌립의 기획은 일단 완료된 상태고,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라 출시까지 3개월에서 4개월 정도를 목표로 잡고 개발 중에 있다.

▲전세 사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투기 시장이 과열됐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자본주의 시장에서 사람들의 투자 자체는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결국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빌립 역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진 못하더라도, 예컨대 임대인의 부동산 갭투자 내역 등을 임차인에게 제공함으로써 (투기 과열은 막을 수 없어도) 그 동기 자체를 낮출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최근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들이 제정되고 여러 관련 규제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계약의 카운터 파트로서 한쪽을 보호하면 다른 한쪽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여지도 생길 수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 임차인의 건물 사용 방식 등이 좋지 않아 계약을 파기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아직은 관련 이슈가 크지 않지만 결국 발생할 문제라 생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빌립은 미래 임대인 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까지 해결해줄 수 있는 서비스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2016년 창업한 지랩스가 벌써 7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시점상 스타트업의 경계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는데, 지랩스의 최종적인 그림이 있다면

-혁신을 통한 공간 가치 극대화가 저희 회사의 목표다. 현재 3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우선 가라지는 회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최근 GH와 판교에 기회발전소 지점을 오픈했는데, 이처럼 지자체 및 정부와 오피스 혁신에서 협력하고 스타트업 상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다. 빌립은 아직 출시 전이나 추후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임대 거래는 빌립'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잘 진행되면 상품들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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