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 사진 = 메리츠화재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 사진 = 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진짜 성적표'로 꼽히는 3분기 실적에서 5대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더해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후 직전분기 대비 실적이 상승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작심 발언'이 재조명 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49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3842억원)대비 29%, 직전분기(4343억원) 대비 14% 상승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직전분기 대비 실적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올해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이 3분기부터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토록 했다. 

이에 3분기 손보사들의 전반적인 실적 하락이 예상됐고, 실제로 그러한 '조정'이 관측됐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가이드라인 적용에도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해상을 제외, 5대 손보사 중 유일하게 직전분기 대비 실적이 상승했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경우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6.0% 증가한 4295억원의 호성적을 기록했지만 직전분기(6023억원)와 비교하면 28.9% 줄어들었다.

DB손해보험 역시 직전분기 4730억원을 기록했으나, 3분기 3699억원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괌 태풍 및 하와이 산불사고에 따른 일회성 손실(약 70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가이드라인 적용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KB손해보험 또한 직전분기 271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3분기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1551억원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3분기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후 4개 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추이. / 사진 = 1코노미뉴스
3분기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후 4개 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추이. / 사진 = 1코노미뉴스

금융당국의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에도 메리츠화재만이 직전분기 대비 실적 상승에 성공하면서, 앞서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쏟아낸 '작심 비판'이 재차 조명을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8월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들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IFRS17 도입에 따라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장기 손해율 곡선 뒤쪽을 꺾어 10년 이후에 손해율이 하락한다든지, 2017년과 2018년 계약을 나누어서 별도 상품인 것처럼 수익을 부풀린다는지, 수익성 좋은 최근 상품들을 통해서 CSM을 부풀린다든지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에도 불구하고 IFRS17은 2~3년 내에 정착되고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영업 전략은 2~3년간 IFRS17이 정착될 때까지 시장의 적자 출혈 경쟁은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당시 김 부회장의 수위 높은 발언에 업계에선 경쟁사를 비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과 함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을 통한 증명에 성공하면서 김 부회장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 부회장의 4연임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김 부회장은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7년부터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도 김 부회장의 4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약 4개월여를 남겨두고 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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