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그룹의 신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사진 = 삼천리그룹
삼천리그룹의 신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사진 = 삼천리그룹

삼천리그룹의 신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시가스 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으나, 주요 계열사들의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삼천리그룹의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삼천리그룹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2.4% 성장한 3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540억원으로 13.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9.6% 급등한 348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7% 상승한 1431억원,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4%(4조1350억원), 19.6%(1669억원)으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같은 성장세가 그룹의 본업에 해당하는 삼천리의 도시가스 사업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3분기 판매단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실적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도시가스 수요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삼천리가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별도 기준 43.05%, 누적 기준 64.99%에 달한다. 그간 삼천리그룹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삼천리의 '독박'은 아쉬운 대목이다.

삼천리는 도시가스 판매단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61.1% 상승한 1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820억원으로 16.4%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은 1000%이상 급등한 12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은 39.0% 증가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0%, 20.7% 성장했다.

그러나 주요 계열사들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5개 주요 계열사(에스파워·삼천리모터스·삼천리이엔지·안산도시개발·삼천리이에스·휴세스) 중 에스파워를 제외, 그룹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태다.

우선 에스파워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65% 상승한 37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에스파워는 2012년설립된 자회사로, 안산복합화력발전소에서 저탄소 연료인 LNG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에스파워가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누적 기준 26.46%로, 삼천리와 함께 그룹 전체 실적의 91.47%를 책임지고 있다. 다시 말해 나머지 4개 계열사의 그룹 기여도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삼천리그룹 5개 주요 계열사 3분기 누적 실적. / 사진 = 삼천리그룹
삼천리그룹 5개 주요 계열사 3분기 누적 실적. / 사진 = 삼천리그룹

실제로 삼천리모터스는 올해 3분기까지 단 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고, ▲안산도시개발(26억원) ▲삼천이엔지(13억원) ▲휴세스(13억원) ▲삼천리이에스(6억원)등 그룹 내 존재감은 희박한 실정이다.

이중 안산도시개발, 삼천리이에스, 휴세스 3곳은 지난해 각각 13억원, 99억원, 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곳이다.

특히 큰 적자를 기록했던 삼천리이에스의 경우 지난해 '믿을맨' 이찬의 삼천리그룹 부회장이 긴급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삼천리이에스는 에너지 솔루션, 에너지 플랜트, 고효율기기 등의 공급 사업을 하는 계열사다. 

이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섬에 따라 당장 올해 1분기부터 삼천리이에스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그룹 기여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천리그룹은 지난해 1월 헬스케어 분야에 에스퓨처스, 올해 3월 금융 분야에 삼천리인베스먼트를 설립하는 등 여러 시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스퓨처스는 1억500만원의 적자 상태에 놓여 있고, 삼천리인베스트먼트는 아직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돌입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삼천리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올해 4월경 50만원에 달하던 주가는 SG발 하한가 사태에 휘말리며 추락한 뒤 10만원 선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천리그룹 관계자는 "도시가스 단가 상승에 따라 실적 자체는 개선됐으나 업황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순이익 증가는 이자율 상승 등에 따른 영업 외 수익이 기여한 측면도 있다"며 "계열사의 경우 모기업 특성에 따라 에너지 사업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전반적인 국내 에너지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설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 정책을 포함해 여러 부분들이 바뀌고 이에 따라 에너지 시장이 개선된다면 (계열사) 상황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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