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사진 = 통계청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사진 = 통계청

올 3분기 도시근로자 1인 가구의 가계소득과 지출이 모두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다인 가구 대비 1인 가구가 고물가로 인해 받는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의 도시근로자가구 가구원수별 가계수지를 보면 1인 가구 소득은 350만7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 중 근로소득이 315만7000원을 기록, 1.4%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3만3000원으로 전년 동분기보다 3.4% 증가했지만, 도시근로자 1인 가구는 평균치를 밑돌았다. 

다인 가구와 비교하면 1인 가구만 유독 소득 증가폭이 적었다. 2인 가구의 경우 10.3%, 3인 가구는 5.4%, 4인 이상은 9.8% 증가했다. 근로소득만 놓고 봐도 2인 가구는 8.0%, 3인 가구는 5.3%, 4인 이상은 8.8% 늘었다.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의 도시근로자가구 가구원수별 가계수지./ 표 = 통계청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의 도시근로자가구 가구원수별 가계수지./ 표 = 통계청

소득 격차가 큰 만큼 고물가 상황에서 1인 가구가 받는 생계비 압박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87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그러나 도시근로자 1인 가구는 255만7000원으로 1.3% 증가에 그쳤다. 소비지출이 0.2%로 사실상 동결 수준을 기록한 결과다. 

다인 가구와 비교하면 2인 가구는 11.9%, 3인 가구는 4.3%, 4인 이상은 8.6% 늘었다. 

1인 가구 사이에서 이른바 '거지방'이 유행할 정도로 극단적 절약 소비 행태가 이어진 결과다. 거지방은 최대한 안 먹고 안 쓰는 절약팁과 생활상을 공유하는 오픈채팅방이다. 

3분기 소비를 봐도 1인 가구는 고물가 상황에서도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를 2.9% 증가로 막았다. 음식·숙박도 0.2%에 그쳤다. 교육비는 23.1%나 감소했고, 의료·신발도 11.0% 줄었다. 통신요금과 교통비는 각각 6.0%, 9.8% 낮아졌다. 통신요금이 줄어든 것은 1인 가구가 유일하다.  

여기에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은 5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1인 가구 역시 비소비지출이 4.0%를 기록, 2인·4인 이상 가구에 이어 3번째를 차지했다. 

지난 3분기 도시근로자 1인 가구가 이처럼 덜 먹고 덜 쓰는 생활을 했지만, 처분가능소득액은 0.8% 증가에 그쳤다. 2인 가구와 4인 이상 가구는 각각 9.5%, 3인 가구는 5.9% 늘어난 것과 차이가 난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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