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분 카레' 등 인상…"누적된 부담 커 불가피"

정부가 물가 인상 자제 압박에도 유통가에서는 연말에도 가격 인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 1코노미뉴스
정부가 물가 인상 자제 압박에도 유통가에서는 연말에도 가격 인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 1코노미뉴스

오뚜기가 편의점에 들어가는 20여 종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연말 또다시 1인 가구의 식탁을 위협하는 도미노 인상이 우려된다. 정부의 물가 인상 자제 압박에도 식품업계의 가격인상 러시는 이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단순히 압박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내달 1일부터 자사 대표 제품들을 포함해 총 24종 제품에 대해 최소 10%에서 최대 17.9%까지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원가 인상에 따른 것으로 편의점 판매 제품에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오뚜기 3분카레 순한맛·약간매운맛·매운맛(200g), 3분 쇠고기 카레·짜장(200g)의 가격은 2000원→2200원(10%)으로 오른다. '3분 미트볼'은 2800원→3300원(17.9%)으로 인상된다.

오뚜기 짜장분말, 카레분말 순한맛·약간매운맛·매운맛(100g) 제품은 2500원→2800원(12%)으로 비싸진다. 크림스프·쇠고기스프·야채스프 제품도 2500원→2800원으로 오른다. 오뚜기 토마토케찹 튜브는 13.2% 오른다. 300g 제품은 2650원→3000원으로, 500g 제품은 3800원→4300원으로 비싸진다. 돈까스소스(290g)는 2700원→3000원(11.1%)으로 인상된다.

이밖에도 오감포차 직화닭발(150g)·직화오돌뼈(150g)·크림새우(180g)·칠리새우(200g)·새우감바스(200g) 등은 각각 9500원→1만500원으로 10.5% 인상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지속된 원가상승 요인을 이번에 반영한 것"이라며 "원부자재 가격이 변동될 때마다 조정해야 하는데 그동안 누적되던 것이 연말에 조정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뚜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6% 급증했다. 이는 대부분 수출 증가 덕분이라며 지난해 3분기 계열사 조흥을 연결흡수편입한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오뚜기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CJ제일제당, 대상 등 식품업계의 가격 줄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부담이 누적된 상황은 대동소이해서다. 

다만 아직까지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반응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금일 기준으로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각각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원자재 가격 압박을 받는 것은 모든 업체들이 겪는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지만, 가격을 결정하는 것에는 많은 요인이 고려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그것만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고, 이를 즉각 반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며 "올렸을 때 제품이 팔리지 않을 수도 있고, 올해 계속 가격에 대한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도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원가라는 것은 재료 가격만 아니라 제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대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결정이 쉽지 않고 고려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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