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1인 가구가 연말임에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사진=1코노미뉴스, 미미캔버스
고물가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1인 가구가 연말임에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사진=1코노미뉴스, 미미캔버스

연말을 앞두고 1인 가구의 분위기가 한층 썰렁해졌다. 고물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달라진 연말 분위기를 기대했던 1인 가구 사이에서는 씁쓸함이 묻어 나온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8% 증가했다. 2021년 2월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치다. 

내수부진이 서비스부분으로 확대되면서'0%'대 성장이 이어진 결과다. 일각에서는 내수침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발표하는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도 불안하다. 지난 3분기 이미 79.42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는 기준치 100을 밑돌면 매출이 감소한 사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4분기에 대한 전망치도 암울하다. 당초 3분기 전망치가 87.31이었는데 4분기에는 이보다 3.46포인트 낮은 83.85를 제시했다. 대체로 전망치보다 실제 지수가 낮고, 현재 추세라면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낮을 확률이 높다. 

최근 소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도, 가계 부담 상승의 한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연말 1인 가구가 느끼는 부담은 예년보다 크다. 한 1인 가구 온라인 커뮤니티에 연말 계획을 묻는 질문에 상당수의 네티즌은 '집에서 쉰다'는 댓글을 달았다. 

지난해의 경우 나홀로 또는 지인과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았다. 호캉스가 대유행을 했고, 올 한해 고생한 나 자신을 위한 명품 선물을 사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사뭇 달라진 분위기의 원인은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압박감이다. 

1인 가구 A 씨는 "매년 연말에 겨울휴가로 여행을 다녔지만, 올해는 홀로 보내게 됐다. 예정됐던 이집트 여행 상품이 취소된 영향인데, 차라리 잘됐다 싶다"며 "연말이 될수록 생활비 압박이 심해져서 조용히 집에서 시간을 보낼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1인 가구 B 씨도 "연말에는 잦은 송년회로 바빴는데, 올해는 약속이 많이 줄었다"며 "길거리에도 좀 연말 분위기가 사라진 느낌이라 씁쓸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 C 씨는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때쯤 호캉스니 뭐니 하면서 플렉스를 찾았는데, 올해는 다들 돈을 아끼는 듯하다"며 "통장을 보면 연말 계획도 못 잡겠다. 외식 한 끼가 부담스러울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소비심리 악화로 연말을 홀로 보내는 1인 가구가 증가할 경우 심리적으로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강한진 나음연구소 소장은 "연말·연시가 주는 심리적 특성이 있다. 가계 부담을 이유로 홀로 보내게 된다는 것은 비자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평소 느끼지 못했던 고립감, 외로움 등 부정적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2.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국내 경기가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모멘텀 약화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특히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높이고 내년 전망치도 2.6%로 높였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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