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광화문 사옥. / 사진 = SKC
SKC 광화문 사옥. / 사진 = SKC

SKC·대상·LX인터내셔널 3사가 함께 설립한 생분해 소재 합작사 에코밴스에 제동이 걸렸다. LX인터내셔널이 합작 공장 구축 위치 등을 이유로 지분 투자 철회를 결정하면서다. 

6일 LX인터는 공시를 통해 에코밴스에 대한 지분 투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에코밴스는 2021년 말 SKC의 주도 아래 대상과 LX인터가 함께 합작 설립한 회사로,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를 생산 및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축됐다.

에코밴스의 당초 지분구조 계획은 SKC가 57.8%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대상과 LX인터가 각각 22.2%, 20%를 보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5일 LX인터가 에코밴스에 대한 지분 투자 철회를 결정함에 따라 전체적인 사업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C는 LX인터가 취득하기로 한 지분을 제3자, 혹은 SKC의 투자원금을 통해 취득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C의 취득예정 금액은 1040억원에서 최대 1400억원, 지분율은 57.8%에서 최대 77.8%까지 증가할 수 있다. 

SKC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총 980억원을 납입했다. 나머지 금액은 내년 5월 7일까지 1~2회에 걸쳐 납입하겠다는 계획이다.

LX인터가 지분 투자를 철회한 배경에는 합작 공장 설립 위치와 관련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LX인터 관계자는 "사업 조건 변경에 따라 투자 철회를 결정했고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매각을 통해 회수할 예정"이라며 "당초 생산공장을 국내에 짓기로 했으나 해외로 변경되면서 불가피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LX인터가 현재까지 에코밴스에 출자한 금액은 156억원으로, LX인터는 합의서에 따라 취득 지분 매각을 통해 출자금을 전액 회수할 예정이다.

앞서 에코밴스의 생산시설은 울산에 구축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 7일 에코밴스는 SKPIC글로벌과의 울산 부지 부동산임차계약 중도 해지 사실을 공시했고, 같은달 25일 베트남 하이퐁시에 에코밴스 생산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 정책 등 국내 PBAT 시장이 아직 미진하다는 판단 하에 여건이 나은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SKC가 베트남 하이퐁시에 세계 최대 규모 생분해 소재 생산시설을 투자한다. / 사진 = SKC
SKC가 베트남 하이퐁시에 세계 최대 규모 생분해 소재 생산시설을 투자한다. / 사진 = SKC

당시 SKC는 "SKC와 에코밴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PBAT 생산시설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에코밴스 생산시설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연산 7만t 규모로 하이퐁시 경제특구에 추가 증설이 가능한 부지도 미리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하이퐁시 경제특구에 생산시설을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고강도 PBAT, 생분해 라이멕스 기술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에코밴스의 마케팅 판로 개척을 담당하던 LX인터가 사업에서 빠져나감에 따라 에코밴스의 사업 구상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실제 SKC측도 아직까지 새로운 투자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SKC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려우나, 새로운 투자자를 모셔오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SKC의 기술력을 앞세운 마케팅과 현지 파트너십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 "기존에 발표했던 포장재 필름 등 특화 용도 제품들은 국내외 주요 브랜드와 공동 협력을 추진 중이고 대형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생산 공장을 설립되는 베트남 현지에서도 파트너십을 구축 중"이라 덧붙였다.

LX인터의 이탈로 베트남 공장의 2025년 상용화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PBAT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00조원에서 2026년 303조원으로 연간 2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해외 기업들은 물론, LG화학, 롯데 등 국내 석화업계도 대규모 생산을 위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이처럼 국내외 기업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C가 LX인터 이탈에 따른 우려를 딛고 시장 선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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