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 상황 더 악화…고령 1인 가구 빈곤 경고등

1인 가구의 자산이 줄고, 부채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삶의 질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사진=미리캔버스
1인 가구의 자산이 줄고, 부채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삶의 질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사진=미리캔버스

우리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파악할 수 있는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인 가구가 받는 경제적 압박이 커졌고,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자산 하락과 임대보증금 부담이 증가했다. 또 근로소득은 늘었지만, 동시에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 증가가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1인 가구의 평균 연령은 55.6세로 전년 대비 1.4세 낮아졌다. 청년 1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들 1인 가구의 자산은 평균 2억949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59만원 줄었다. 금융자산은 늘었지만, 실물자산이 줄면서 전체적인 자산 평균이 감소했다. 

금융자산의 경우 6828만원으로 전년 대비 587만원 늘었다. 저축액(3841만원)을 보면 적립·예치식 저축이 3637만원, 전월세 보증금이 2987만원을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반면 실물자산은 1억4121만원으로 전년 대비 746만원 줄었다. 부동산이 1억3267만원으로 943만원이나 감소한 탓이다. 

주거부분만 놓고 보면, 전월세 보증금 부담은 커지고, 자가인 경우 실물자산 가치 하락으로 삶의 질이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인 가구의 경우 60% 이상이 전월세에 거주하는 만큼 보증금 부담이 커진 것이 더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인 가구의 실물자산 분포를 보면 부동산 보유가구 비율은 40.7%에 불과하다. 

또 1인 가구의 부채규모는 3651만원으로 전년 대비 68만원 늘었다. 금융부채가 2847만원을 기록했는데 담보대출이 2012만원, 신용대출 519만원, 신용카드 관련 대출 72만원, 기타 대출 245만원으로 구성됐다.

부채상황이 전년 대비 악화된 가운데 금리가 상승해, 1인 가구가 받는 이자비용 부담 역시 높아졌다. 가계 비소비지출을 보면 517만원으로 전년 대비 17.77% 늘었다. 

가구소득의 경우 2022년 기준 3010만원으로 2021년보다 11.07% 늘었다. 

이처럼 1인 가구의 경제적 삶의 질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청년과 고령 1인 가구의 자산 빈곤 상태에 대한 경고등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가구소득 구간별 분포를 보면 1000만원 미만인 초저소득자 중 가구주연령이 39세 이하는 1.9%를 기록했다. 1000만~3000만원 미만은 17.7%다. 60세 이상도 각각 10.1%, 34.1%다. 

또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서울청년 패널 기초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의 자산 빈곤율은 62.7%로 전체 청년보다 7.1%포인트나 높다. 

서울 청년 중 이랗는 청년은 65.8%로 높게 나타났으나 일자리의 질이나 노동환경은 그렇지 못한 탓이다. 

삶의 만족도에 대한 분석도 서울 청년은 10점 만점 중 평균 5.9점에 그쳤다. 최하점은 '나의 경제적 수준'(4.7점)이었다. 

고령 1인 가구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은퇴 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서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 비율은 83.0%이며, 예상 은퇴 연령은 68.1세다. 

은퇴후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적정생활비는 324만원으로 전년 대비 11만원 늘었다. 그러나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가구는 7.9%에 불과하다. 오히려 '잘 되어 있지 않다'가 39.1%, '전혀 되어 있지 않다'도 14.7%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가구는 줄고, 되어 있지 않은 가구는 늘었다. 

한편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전국 2만여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자산, 부채, 가구구성은 올 3월 말 기준으로 작성됐다. 소득, 지출, 원리금상환액은 지난해 말 기준이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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