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 사진 =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 사진 =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조직개편과 더불어 우리종합금융의 여의도 이전을 검토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이에 2년차를 맞이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그간 '소문난 잔치'에 그쳤던 증권사 인수 등 M&A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4대 금융그룹 중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인 우리금융이 '새로운 판'을 깔고 있다. 

특히 무성한 소문에 비해 성과가 나지 않았던 증권사 인수 등 M&A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앞서 임 회장은 취임 당시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를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MG손해보험 등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우리금융이나, 실제 인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방향을 틀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염두에 두고 실사를 진행했으나, 이마저도 인수 비용 등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여기에 올해 3분기 우리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마저 역성장을 기록, 그룹 전체의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94.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임 회장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에 대한 의문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우리금융이 본격적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 8일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지주사와 은행의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주목할 점은 지주사에서 M&A를 담당하던 사업포트폴리오부가 미래사업추진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됐다는 점이다. 

앞서 사업포트폴리오부는 시너지사업부, ESG경영부와 함께 미래사업추진부문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미래사업추진부문은 성장지원부문으로 조직명을 변경했고, 사업포트폴리오부는 전략기획부와 함께 전략부문으로 재편성됐다.

또 그간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이끌었던 김건호 상무가 자금시장그룹장 부행장으로 이동, 이번 인사를 통해 본부장으로 승진한 양기현 사업포트폴리오부 부장이 김 상무를 대신해 우리금융의 M&A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우리금융그룹 조직도. / 사진 =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조직도. / 사진 = 우리금융그룹

아울러 우리금융은 자회사 우리종합금웅의 여의도 이전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증권사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는 만큼, 증권의 중심지인 여의도로 위치를 옮겨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 체급을 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우리종금은 국내 유일의 종합금융사로, 증권중개를 제외하면 증권사와 거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여의도역 인근 신축 오피스 빌딩에 입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내년 초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우리금융은 그룹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사업부를 기존 전략부문에서 성장지원부문으로, 기존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의 일부 기능을 재편한 미래혁신부를 디지털혁신부문(기존 디지털/IT부문)으로 재배치하는 등 변화를 단행했다.

인사 부문에선 ▲송윤홍 성장지원부문장 ▲전재화 준법감시인 ▲정규황 감사부문장 ▲정찬호 홍보실장(은행 겸직)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주사 전략방향에 발맞춰 ▲핵심사업 집중 ▲미래금융 선도 ▲IT·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했다.

▲조세형 기관그룹장 ▲박종인 부동산금융그룹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장 ▲조한래 IT그룹장 ▲송용섭 여신지원그룹장 ▲고영수 정보보호그룹장 ▲정현옥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정찬호 홍보실장(지주 겸직) ▲이명수 HR그룹장 ▲박형우 업무지원그룹장 등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고객의 다양한 금융니즈를 충족하고, 기업성장단계별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래금융 선도는 물론 IT·디지털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더 나은 금융서비스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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