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화 청년 1인 가구 칼럼니스트 
한유화 청년 1인 가구 칼럼니스트 

사실 어른들에게는 쑥스러운 꿈이 있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진짜 어른'으로 홀로서기하는 것. 매년 이 맘 때야말로 성장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좋은 때가 아니겠는가, 이번 새해에는 조금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한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을 넘어, 어엿한 '1인 가정'으로서 제대로 독립하기 위한 자기 계발 계획을 세워보자.

◇나만의 비전과 목표 설정하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지금 당장 내 삶의 사명을 찾으려 한다거나, 꿈이 없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여겨진다면 이 글귀를 보라.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좌우명이라는 이 글귀에는 그의 인생관과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모든 순간에, 모든 사람에게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의 자신이 어떤 길 위에 서 있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인지하면 새로 시작하는 올해가 더욱 맑고 명쾌하게 흘러갈 것이다. 작년보다 딱 한 걸음 정도 나아질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자신에게 바라는 그 한 걸음은 어디를 향한 걸음인가. 

내가 기대하는 혼삶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이때, 어떠한 성취나 업적을 이룬 객관적인 자신의 목표를 떠올리기보다는 미래의 어떤 한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 좋다. 나는 미래의 어느 날, 햇살 가득한 집에서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을 손수 만들고 산뜻한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을 춘다. 그 한 장면에서부터 나의 하루를 완성해 보자. 집은 어떤 모습인지, 잠시 후에는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이런 방식은 '인생 로드맵을 비주얼라이징 한다'는 측면에서 객관적인 숫자로 삶의 목표를 설정할 때와는 다른 효과가 있다. 2024년을 뿌듯하게 마무리하는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면 올 한 해에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변화와 그것을 위해 실행해야 할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좋은 습관'중심으로 계획하자

다른 가족 구성원의 일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다인 가족과는 다르게, 1인 가구는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비교적 쉬울 수 있다. 내가 기대하는 미래의 모습, 미래의 나의 하루가 어떤지 다시 한번 상상해 보자. 그 일상은 어떤 행동과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을지를 떠올려보자. 나는 바른 자세로 품위 있게 앉아서 이야기하는 스스로를 떠올린다. 그런 사람의 일상에 운동이 포함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나는 올해 갖고 싶은 '좋은 습관' 리스트에 '아침 스트레칭'을 적어 넣는다. 

우리는 새해 계획을 세울 때 의외로 자신의 '나쁜 습관'에 집중한다. '새해에는 야식을 끊어야지', '지각하지 말아야지'와 같은 것들이다. 나쁜 습관을 끊어내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떤 습관을 '없애는 것'보다 쉬운 것은 '덮어쓰기'이다. 야식을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고 백번 생각해도 나는 늘 어려웠다. 그 버릇을 고치게 해 준 것은 '저녁마다 반신욕 끝나자마자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책 읽기'라는 새로운 루틴이었다. 

설령 나쁜 습관이 계속 고쳐지지 않는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호되게 혼나지 않는다는 점도 유리하다. 나는 스스로의 루틴에 엄격하지 않은 편이라, 또다시 나쁜 버릇이 슬슬 나온다고 해도 크게 자책하지 않는다. 새해 다짐으로 써 놓았던 것을 지키기 못하고 다음 해, 또 다음 해에 계속 쓰게 된다면 기분이 어떤가. 이때 자신을 지나치게 혼내면 주눅이 든다. 특정 과목에서 계속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은, 결국 그 과목을 싫어하게 된다. 그러면 즐겁게 공부할 힘을 잃는다. 다시 한번 쇄신하고 도전할 동력이 사라진다는 점을 경계하라. 

◇혼삶의 자기 계발은 ‘00 관리’가 핵심이다

1인 가구는 여러 종류의 자기 관리에 있어서 다인 가구에 비해 추가되어야 하는 항목들이 있다. 자기 관리의 기본이 되는 '건강관리'에 있어서도 그렇다. '건강하기 위한'관리를 넘어서 '건강하지 않을 때의 대처를 위한'관리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한 대응 체계도 필요하다. 유사 상황이 닥쳤을 때 빠르게 기관이나 지인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소통 체계, 치료나 수술에 대한 의사결정 체계를 대략적으로라도 미리 계획해 두면 실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어서 좋을 뿐 아니라 긴급 상황이 생기더라도 자신의 삶이 크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작년에 미처 검진을 받지 못했거나 치료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이야말로 미뤄둔 것들을 신경 쓸 적기이다.

혼삶의 자기 계발에 있어서 무엇보다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정서 관리'이다. 1인 가구의 정서 관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독립적인 자아를 완성하기 위한 '정서적 홀로서기'가 필요하고, 두 번째로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기 위한 '관계 관리'에 힘써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단계가 되었다면, 오히려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혼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혼삶은 자칫, 자기 스스로와의 소통에 집중하느라 세상과의 소통에 소홀해질 수 있다. 오직 자기 안에서만 돌고 도는 세계는 작다. 혼삶의 세계관을 넓히고 정서적인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계를 통해 배우는 것이 유리하다.

◇진정한 독립은 무엇인가

나를 위한 독립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단순히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는 차원에서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장을 이루어나가는 여정으로서 중요하다. 이 여정에 어려움과 도전이 있을지라도 목표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그만큼 큰 보상과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독립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나 자신에 대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해 보면 어떨까? 독립적인 인생을 향한 또 한 걸음을 내디뎌보자. 우리 모두의 새해가 행복과 성취로 가득하길 기원하며 -

[저자 소개] 네이버 블로그 <직장인 띄엄띄엄 세계여행> 운영, 34개국 250여 회 #혼행 전문 여행블로거 

'남의집' 소셜링 모임 <여행블로거의 혼삶가이드>의 호스트

혼삶이 두렵지 않은 합기도 4단, 23년 경력의 '무술인'

현) 비욘드바운더리 글로벌 커머스 본부장

전) 이랜드차이나 상해 주재원, 중국 리테일 런칭 전략기획 

후) 독립출판 레이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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