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타격이 큰 30·40대 1인 가구 사이 짠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경제적 타격이 큰 30·40대 1인 가구 사이 짠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아껴야 잘 산다'는 말이 있죠? 저는 아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해보니 올해는 더 절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에서 올해 성과급 '제로'는 물론 연봉인상 '동결'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날씨만 풀리면 출퇴근도 자전거로 할 계획입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회사 때려치우고 유튜브 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가상화폐나 주식으로 대박이 났다는 이들도 있었고요. 올해는 180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회사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유튜브는 망한다. 투자보다는 소비를 줄이자' 이런 게 요즘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연중 이어진 '무지출 챌린지', '거지방', '현금 챌린지' 등 극단적 절약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경제적으로 타격이 큰 30·40대 1인 가구 사이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을 넘어 마른 수건을 짜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핀크 금융 SNS 서비스 리얼리 무소비 챌린지 도전자 5368명 중 무소비에 성공한 횟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로 3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30대(35%) 3위는 50대(14%), 4위는 20대(11%)가 차지했다. 

앞서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주요 보상·앱테크 상위 5개 앱(캐시워크·타임스프레드·발로소득·워크온·오락) 사용자는 1022만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1.5% 증가한 수치다.

짠테크앱 사용자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40대(30.8%)였으며 이어 50대(19.9%), 30대(16.6%), 10대(12.0%), 20대(11.3%), 60세 이상(9.3%) 순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경기침체까지 이어지면서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에서 오히려 극단적 절약 열풍이 분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1인 가구 송은경(가명) 씨는 "요즘 짠테크는 기본이다. 여러 앱을 동시에 하면 하루에 천원도 넘게 번다. 연말에는 현금 챌린지도 했다"며 "솔직히 2년 전이랑 너무 달라졌다. 플렉스란 말 자체가 사라졌고, 구독 서비스도 거의 해지했다. 올해는 더 아끼는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장인 1인 가구 김철현(41, 가명) 씨도 "지난해 이사하면서 월세가 20만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을 갚지 못하면서 그 이자 부담도 계속되고 있고, 자동차 할부도 나간다"며 "살면서 이렇게 금전적으로 압박을 받아 본 건 처음이다. 올해는 성과급이 나오면 대출부터 정리하려고 했는데 벌써 성과급이 없을 거라는 말이 나와 암울하다. 올해가 작년보다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갑진년 새해를 바라보는 1인 가구의 시선은 불안하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자체는 전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열린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 성장할 것으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올해가 2023년보다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체감적인 부분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금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내수와 취약 부분이 느끼는 체감 측면에서 보면 분명히 올해 특히 상반기를 중심으로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체감 속도 차이가 있는 만큼 회복 속도를 당기고 회복의 온기를 민생 전 분야에 고르게 빠르게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경제성장이 내수가 아닌 수출 중심으로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물가 역시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이지 최근 2년여 사이 치솟은 고물가 자체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어서 연중 체감적 변화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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