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 사진 = 대신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 사진 = 대신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증권가 CEO 교체 칼바람 속 생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호 종합금융투자사를 향한 여정이 순항 중일 뿐더러, 금융당국의 유의주시하고 있는 부동산PF 이슈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기 만료를 앞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온 종투사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급격한 리더십 교체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대신증권이 단행안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드러나고 있다. 기존 임원 가운데 정연규 서부WM부문장을 제외하면 임원 변동은 없었으며, '오익근 라인'으로 불리는 임원 라인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대신증권이 종투사 지정 신청 계획을 구체화했다는 점도 오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18일 올해 4월께 종투사 지정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오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말까지다. 그간 종투사 진입을 진두지휘해온 오 대표가 최종 절차를 마무리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추가 임기가 보장될 필요성이 있다.

오 대표는 실적 측면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이끌어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6.5% 증가한 4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리테일, IB 등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결과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5억원으로 51.3% 감소했으나, 이는 우리사주 무상지급, 부동산PF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회성 비용에 반영된 부동산PF 충당금도 불과 170억원 수준이다. 실제 대신증권이 전체 부동산P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그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고위험 PF인 브릿지론은 지난해 6월말 기준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대표 특유의 보수적인 부동산PF 운용 기조가 빛을 발했다는 평으로, 이 덕에 대신증권은 최근 증권가를 휩쓸고 있는 부동산PF 이슈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있을 수 있게 됐다.

선례를 고려하면 오 대표는 추가 임기는 2년을 부여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1월 대표직에 오른 오 대표는 2년 임기를 거쳐 2022년 3월 첫 연임에 성공했고 당시 올해 3월까지 2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또 대신증권이 장기적으로 종투사를 넘어 초대형 IB 진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단년 임기 보장에 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신증권은 초대형 IB 진출을 위해 서울 중구 본사 사옥인 '대신343'의 매각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협상을 진행했으나 끝내 불발됐는데, 최근  마스턴투자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에 투자설명서를 전달하며 매각을 재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1702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배당으로 마련한 4800억원을 합산하면 약 2조6502억원 규모로, 종투사 진입에 있어 사옥 매각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다만 사옥 매각이 이뤄질 경우 자기자본 4조 이상을 요구하는 초대형 IB 자격요건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사옥 매각가는 6500억원~7000억원 수준이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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