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카드가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30일 삼성카드가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삼성카드가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2022년과 동일한 수준인 2667억원을 책정했다. 올해 카드업권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전성 관리에 대한 중요도가 올라가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같은 고배당이 자칫 자산건전성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삼성카드는 지난 29일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른 총 배당금은 2667억원으로,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지분 71.86%)에 약 2081억원의 현금을 올려보낼 것으로 추정된다. 시가배당률은 7.8%다. 

앞서 삼성카드는 2022년에도 카드사 중 가장 많은 2668억원의 결산 배당금을 책정한 바 있다. 배당성향은 42.9%였다. 이어서 ▲신한카드 2566억원(40.01%) ▲KB국민카드 2000억원(52.8%) ▲우리카드 408(20%)억원 등의 순이었다.

삼성카드는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 추정하는 연간 순이익이 약 55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따른 배당성향도 48%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의 이같은 고배당은 지난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실적과 자산건정성 측면에서 타사 대비 선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3분기 4301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수치나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인 타 카드사 대비 선방했다는 평이다.

자산건정성 부문에선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3.74배로, 전년 동기(3.88배) 대비 감소했으며 타사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레버리지배율은 카드사들의 부채 의존도를 뜻하는데, 해당 배율이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장기지급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카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결과적으론 실적 악화를 겪었고, 올해 업황 역시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순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배당 확대할 경우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흐름은 삼성카드가 2022년 결산 배당금을 책정했을 당시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삼성카드는 2022년 당시 전년 대비(5511억원) 12.9% 증가한 62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3.3% 증가한 8489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배당금을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조달금리 상승 등 대내외 어려움에 따라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앞선 사례를 고려할 때 금융당국이 태클을 걸고 들어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 카드업계가 실적 악화에도 되레 배당금을 늘리자 곧장 결산검사에 나섰고, 일부 카드사는 금융당국의 압박 끝에 배당성향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 바 있다.

당시 삼성카드는 카드사 중 홀로 호실적을 기록, 배당금을 늘릴 명분이 있었기에 비판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으나,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지금 약 1억원 정도의 배당금 축소가 금융당국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최근까지도 금융권 전반을 향해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고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보험권을 겨냥해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 관계자는 "배당금은 주주이익환원과 금융소비자 등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카드의 자산건전성과 관련해 앞서 증권가의 판단은 다소 엇갈린 바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최근 가파른 시장 금리 상승을 감안했을 때 차환에 따른 카드사의 조달비용은 전반적 상승 추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삼성카드는 장기간에 걸쳐 분산된 채권 만기로 차환 물량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어 관련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어 "삼성카드가 2023년 주당배당금(DPS)을 2022년 수준인 2500원으로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당수익률은 8.1%에 달하는 만큼 연말까지 배당을 중심으로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 전략이 충분히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조달비용률 부담이 경감되는 것은 긍정적이나 자산건전성 지표가 아직 뚜렷하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대손비용 확대 경로와 더불어 할부와 카드대출, 결제성 리볼빙 자산 성장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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