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섭(왼쪽)·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 대표. / 사진 = 미래에셋증권
김미섭(왼쪽)·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 대표. / 사진 = 미래에셋증권

지난해 IPO 시장에서 아쉽게 1위 자리를 내준 미래에셋증권이 순조로운 출발과 함께 리그 테이블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IPO 시장에 '대어급' 공모주가 대거 예고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룹의 세대교체 기조 하에 새롭게 취임한 경영진들이 'IPO 1위'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NH투자증권에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줬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가장 많은 15건의 IPO를 주관, 총 1조2870억원의 공모총액을 기록하며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마지막 공모주인 DS단석의 IPO를 주관하며 공모총액 1조3641억원을 달성함에 따라 막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의 기세는 이어지고 있다. 아직 극초반 단계이기는 하나, 현재 IPO 리그 테이블 1위에는 미래에셋증권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지난 26일 상장한 현대힘스의 IPO를 대표 주관, 635억원의 공모 총액을 기록하며 이달 공모주 중 대어급을 잡는데 성공하면서다.

그러나 강력한 경쟁사인 NH투자증권도 이달 HB인베스트먼트의 IPO를 주관하며 226억원의 공모총액을 올렸고 루미르, 텐텍 등 주관 기업이 예비심사를 앞두고 있어 당장의 순위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새롭게 취임한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 대표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기획실에서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투신운용 기획실 등을 거쳐왔다. 2005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등을 역임한 바 있고, 2021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사업 담당으로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했다. 또 ▲홍콩, 인도 등 신규 지역 진출 및 해외법인 설립 ▲국내 최초 룩셈부르크 시카브(SICAV) 펀드 런칭 ▲Global X 인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글로벌 금융투자 및 경영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허 대표는 연세대학교 출신으로, 1995년 조흥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2016년 미래에셋증권에 경영지원부문대표로 합류했다. 2021년부터는 미래에셋증권 WM총괄을 맡았고, 2022년 11월부터 이번 대표 선임 전까지 WM사업부 대표를 역임했다.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자산관리 비즈니스 성장강화, 플랫폼 고도화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 WM사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선임된 대표이사 2인은 글로벌, 투자은행(IB), 자산관리, 인사, 기획 등 금융투자업 전반의 경험을 통해 높은 금융투자업에 대한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갖췄다"고 전했다.

다만 두 신임 대표가 앞서 용퇴를 결정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업적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최 전 회장은 한국거래소로부터 '2021년 자본시장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등 그간 IPO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거래소는 "최 회장은 올해 최대 공모금액을 기록한 크래프톤의 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신규상장 기업 수 21개를 기록한 IPO 주관 실적 1위의 증권사 CEO로서 한국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놓고 투자자 저변 확대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IPO를 담당해온 실무진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 교체에 따른 IPO 영향력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의 상장을 이끌어온 성주완 IPO 본부장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IPO 시장이 침체기에도 대어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IPO 리그 테이블은 케이뱅크,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의 대어를 누가 사로잡을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최근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 재도전을 공식화하며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몸값은 약 5조원 규모다.

토스는 구체적인 상장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이달 9일 RFP를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몸값은 최대 20조원으로, 대어급 공모주 중에서도 초대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을 포함해 대부분의 대형 증권사가 주관사를 따내기 위해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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