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 사진 = DB금융투자, 1코노미뉴스

DB금융투자가 곽봉석 대표의 취임 이후 1년 만에 전년 대비 185% 증가한 순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둔 곽 대표의 연임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날을 세우고 있는 부동산 PF 리스크는 최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238억원) 대비 74.47% 늘어난 4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전년(107억원)에 비해 185.53% 증가한 307억원이다.

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235.53% 증가한 376억원, 당기순이익은 1873.43% 급등한 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DB금융투자는 "금리 안정화에 따른 트레이딩 부문 수익 증가"라고 설명했다.

DB금융투자는 앞서 지난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1643억원) 대비 20.4% 증가한 1978억원의 영업순수익을 올린 바 있다. IB부문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운용손익 개선과 증시거래대금 확대를 바탕으로 한 위탁매매지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취임 1년 만에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낸 곽봉석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곽 대표는 2022년 12월 DB금융투자 대표로 내정,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됐다. 임기는 오는 3월말까지다. 

다만 이같은 실적 개선에도 수익성측면에서는 '성과'가 모호하다. 2022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혁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영업순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CFD 미수채권 및 부동산 PF 대출채권 관련 대손비용이 발생하며, ROA와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이 각각 0.4%, 70.8%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며 "2023년 9월말 순요주의이하여신/자기자본 비율은 25.4%로 부동산 PF 관련 여신의 건전성 저하로 2021년말(1.3%) 대비 큰 폭으로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3년 9월말 우발채무 규모는 4717억원으로 전년말(6260억원) 대비 감소했고, 우발채무/자기자본 비율이 55.1%로 양적부담도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영업환경 저하 상황에서 실적 방어를 위해 우발채무를 재차 확대할 가능성이 잠재한다. 우발채무 구성상 무등급 PF 비중이 83.2%로 높고 사업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신규 사업장 비중도 높은 점이 부담"이라 짚었다.

DB금융투자의 지난해 3분기말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3926억원, 브릿지론 비중은 31.7%로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중·후순위 비중이 95.5%로 높아 질적위험이 상당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저하가 지속되는 가운데 PF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우발채무 관련 재무부담 수준과 원활한 Exit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와 관련해 연일 업계에 경고성 메세지를 내고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증권사 사장단이 모인 간담회에서 "일부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경영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유사한 규모의 경쟁사 대비 DB금융투자의 부동산PF 익스포져 규모는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부동산PF 리스크는 보수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보다 철저하게 시행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올해 IPO 시장의 훈풍이 예상되는 와중에 DB금융투자의 IPO 시장 존재감이 저조한 것도 곽 대표의 연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하나증권은 IPO 등 '전통 IB'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국내 증권사들 역시 부동산PF 사업 비중을 낮추고 IPO 시장을 향한 전력투구에 나서는 분위기다.  

DB금융투자는 ▲2021년 1건(제노코) ▲2022년 1건(바이오에프디엔씨) ▲2023년 2건(바이오인프라·뷰티스킨)을 주관하는데 그쳤다. 곽 대표가 그간 DB금융투자에서 ▲프로젝트금융본부장 ▲PF사업부부사장 ▲PF사업부 겸 IB사업부 총괄부사장을 역임한 IB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지난해 증권가에 CEO 교체 칼바람이 스쳐간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타 증권사 CEO들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김신·전우종 SK증권 각자 대표 등의 임기가 오는 3월말 종료된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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