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신임 대표 내정자. / 사진 = 카카오게임즈

2016년 각자 대표를 시작으로 그간 카카오게임즈를 이끌어온 조계현 대표가 임기 만료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난다. 신임 대표로 글로벌 사업에 잔뼈가 굵은 한상우 CSO가 내정된 가운데, 한 내정자가 주주들의 오랜 염원인 주가 부양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각자 대표 시기를 포함 약 8년여간 대표직을 맡아온 조계현 대표는 카카오의 인적 쇄신 기조에 따라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내정자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아이나게임즈 COO ▲텐센트코리아 대표 등을 거쳐 2018년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을 맡아 국내외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와 확장 등을 추진하며 회사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이끌어왔다는 평이다.

한 내정자에게 주어진 '제1 과제'는 단연 주가 부양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2021년 고점 대비 4분의 1토막이 나는 등 상당한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금일 오후 1시 기준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약 2만5500원 수준으로, 지난해 초와 대비해서도 반토막난 상태다.

그러나 한 내정자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26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또한 48% 급락한 226억원으로 집계됐다. 게임 부문에서는 주력 게임들의 신작 효과 소멸에 따른 매출 하향 안정화가 진행됐고, 비게임 부분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PC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115억원을 기록했으며, 모바일게임 매출 역시 6.7% 감소한 1838억원으로 나타났다. 골프 사업 등을 포함한 비게임 부문 매출은 28.2% 감소한 694억원이다. 

이에 한 내정자는 대표직과 함께 카카오게임즈 쇄신TF장을 맡아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하고 실질적 쇄신 방향을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신임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서비스 역량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다년간 쌓아온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 사진 = 레드랩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이같은 위기를 카카오의 경영 비전인 '비욘드 코리아' 즉, '글로벌화'를 통해 타파하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한 CSO가 신임 대표로 내정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카카오게임즈가 예고한 글로벌 진출 및 신작 게임이 MMORPG 장르에 몰려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미 MMORPG 장르는 국내에서도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고, 대만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K-MMORPG'는 사실상 기피 대상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밝힌 올해 1분기 라인업을 살펴보면 기존작 중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워가 글로벌 진출에 나서며 ▲롬(리멤버 오브 메제스티, ROM) ▲가디스오더 ▲프로젝트 V 등의 신작은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중 액션 RPG인 가디스오더와 로그라이크 캐주얼 RPG인 프로젝트 V를 제외하면 모두 MMORPG 장르다.

특히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나서는 롬은 출시 전부터 경고등이 들어왔다. '정통 하드코어 RPG'를 표방하는 롬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며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마케팅 및 플랫폼을 지원한다. 양사는 지난해 6월 롬의 성공적인 글로벌 동시 서비스를 위해 양사 간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롬은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글로벌 유저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서버 안정성에 대한 호평이 있었던 반면 게임성에 대해선 천편일률적인 K-MMORPG와 어떤 차별성도 느낄 수 없었다는 등의 혹평이 이어졌다.

당장 올해 상반기 넷마블이 대형 신작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출시를 예고하는 등 국내 MMORPG 시장의 생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롬이 오딘을 잇는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기 위해선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4분기 영업이익을 컨센서스(164억원)를 하회하는 128억원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오딘이 업데이트 효과로 전분기 대비 매출 순위가 상승했으나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의 매출 순위가 다소 하락해 모바일 매출은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중 롬은 1분기 출시 예정으로 하드코어 MMORPG 장르에 한국, 대만,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10개국에 동시 론칭될 예정이나, 경쟁 과포화 장르임을 감안해 2024년 연간 일매출 3억원이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