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깜짝 상한가를 기록했다. / 사진 = 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매각설이 재차 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여전한 몸값 고평가 논란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롯데 브랜드 사용권 만료 이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사진 = 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매각 이슈가 재차 물살을 타고 있다. 업계에서도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에게 있어 올해가 엑시트 적기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여전한 몸값 고평가 논란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롯데 브랜드 사용권 만료 이슈는 최종 단계까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해 영업이익 3973억원, 당기순이익 3024억원을 시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적은 1946년 대한화재해상보험으로 회사가 세워진 이래 최대의 연간 경영실적이다. 장기보장성보험의 성장을 통한 지속적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와 보험계약의 질적 개선, 그리고 투자자산에 대한 리밸런싱 등 체질개선의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롯데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의 연간 신규월납액은 404억원으로 2022년의 283억원 대비 43.1%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5479억원의 신계약 CSM을 확보, 보유 CSM 중 신계약 CSM 비중은 22.9%로 업계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향후 CSM과 보험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내재가치 중심 경영의 체질 개선 성과가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며 "보험계약과 투자자산의 질이 개선되고 안정적인 재무관리가 이어지는 등의 정성적 성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매각 논의도 재차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전날 매각 주관사인 JP모간이 원매자와 1대1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13일 롯데손보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도 올해가 롯데손보 매각의 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JKL파트너스는 2019년 호텔롯데 외 4인이 보유 중인 롯데손보 주식을 3734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빅튜라가 롯데손보의 지분 77.04%를 보유,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지 5년이 지난 후 차익 실현에 나선다는 점, 또 올해 8월 롯데그룹과 맺은 브랜드 사용 기간이 만료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JKL파트너스에겐 올해가 가장 이상적인 매각 타이밍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2조7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 수준이다. 지금까지 JKL파트너스가 인수금액과 유상증자 등을 포함 총 7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3조원 수준에 매각이 이뤄질 경우 JKL파트너스가 거둘 투자이익은 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JKL파트너스의 입장이다. 금번 실적과 함께 롯데손보의 매력이 커졌다 하더라도 인수자 입장에서 최대 3조원으로 거론되는 몸값은 여전한 부담이다.

앞서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에도 증권가에서는 롯데손보의 몸값이 과하다는 평이 이어진 바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거론되는 2조7천억~3조원의 예상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며 "상장 주요 손보사의 밸류에이션 평균과 50~85% 경영권 프리미엄 가정을 적용해보면 대략적인 가격은 1조2000억~2조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추진 중이면서 높은 몸값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하나·우리금융그룹이 주요 인수 후보군으로 꾸준히 언급되고는 있으나, 하나금융은 앞서 KDB생명 인수 과정에서 정상화 비용(약 1조원), 매각가에 대한 이견 등으로 인수를 철회하는 등 M&A 관련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 역시 우리종합금융에 대한 자본확충을 추진, 증권사 매물 우선 인수를 위한 포석을 깔고 있어 이들이 '상한가'를 기록 중인 롯데손보의 인수전에 뛰어들더라도 원만한 가격 협상이 이뤄질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롯데와의 브랜드 계약 기간이 오는 8월 만료된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롯대손보의 퇴직연금 보험료 적립금은 약 6.6조원(적립금 대비 60% 수준)으로, 총자산대비 특별계정 비중은 약 50%로 퇴직연금 사업의 중요도가 매우 높다.

문제는 이같은 주력 상품인 퇴직연금의 절반 가량이 롯데 계열사 캡티브 물량으로, 롯데의 지원 없이는 매출을 장담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자칫 롯데와의 계약 연장 불발로 '롯데 프리미엄'이 소멸돼 계약이 빠져나갈 경우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롯데손보의 인수 매력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맞으나, 언급되고 있는 매각가는 과도하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인수 기업 입장에선 올해 상반기 실적과 오는 8월 롯데와의 관계가 유지될지 등 여러 관련 시그널을 파악한 후에 판단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한편 매각과 관련 롯데손보 관계자는 "매각은 주주사 소관 사항으로 당사에서는 추가적인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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