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향한 투자자들의 눈총이 따갑다. 지난 3일 신작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다. / 사진 = 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 사진 = 크래프톤

성과급 자진 반납, 은퇴 각오 등 지난해 절치부심에 나선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1년 만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배틀그라운드' IP의 견조한 성장과 함께 올해 예정된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증권가에서도 목표가를 줄상향하는 그림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전년 대비 3.1% 증가한 1조910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7680억원, 당기순이익은 18.8% 증가한 5941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이 이처럼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김창한 대표를 향하던 투자자들의 날선 의구심도 조금씩 기대감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공모가(49만8000원) 수준까지 회복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지난해 호실적과 더불어 올해 예정된 차기작이 충분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금일 오후 12시 기준 크래프톤 주식은 22만35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 저점(15만6100원) 대비 43.18% 상승한 수치다.   

한쪽에선 김 대표의 절치부심이 지난해 성과를 이끌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김 대표는 앞서 크래프톤이 조직장 연봉 동결 등 회사 차원의 긴축에 나섰을 당시 이례적으로 2021년도 성과금을 앞장서 반납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재선임 당시 주주총회에서는 "향후 재신임 임기인 3년 안에 여전히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그 전이라도 은퇴할 각오를 갖고 있다"며 "펍지 IP로 지속 성장하면서 크리에이티브 지향적인 노력을 이어갈 때 강력한 글로벌 IP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오디언스에게 통할 가능성이 있는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답답하실 수 있겠지만 좀 더 기다려 달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김 대표는 '공약'은 속속 이행되고 있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의 PC·콘솔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12월 최대 동시접속자 수 또한 연중 저점 대비 70% 상승했다.

특히 핵심 지역인 인도에서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의 서비스 재개 효과로 트래픽과 매출 모두 빠르게 회복하며, 12월 역대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BGMI는 2021년 7월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1억 건, 누적 매출 1억 달러(약 1337억원)를 돌파, 유사 장르 경쟁작인 가레나의 '프리 파이어'를 제치고 현지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강력한 글로벌 IP'로는 '다크앤다커' IP를 활용한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K-심즈'로 불리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선정, 올해 본격적인 '스케일업'에 나설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크래프톤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KLT)'에서 "2024년은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이 첫 결실을 맺는 해"라며 "크래프톤의 계단식 성장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시작으로 올해 신작 라인업의 출시가 본격화되며,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는 첫 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이러한 과정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전력 투구한다는 각오로 게임 제작에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목표가 줄상향에 나서며 크래프톤의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목표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7만5000원으로 상향, "안정적인 PUBG 성과에 올해 중 출시될 5개의 신규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에 보여준 PUBG의 안정적인 실적을 감안해 올해 이후 실적 추정치를 상향했다"고 전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목표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9만원으로 조정하며 "4분기 실적을 통해 기존 지식재산권(IP)의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함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신작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주가에 신작 기대감이 지속해 반영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밖에도 ▲현대차증권(27만원→ 29만원) ▲상상인증권(25만원→27만원) ▲IBK투자증권(20만원→26만원) 등도 일제히 크래프톤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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