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왼쪽)과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 / 사진 = 각 사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왼쪽)과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 / 사진 = 각 사

보험업계 오너가 3세 시대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들의 경영능력을 판가름할 시험대는 디지털 보험이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너 3세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과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은 올해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모기업이 디지털 보험이라는 미래 먹거리를 후대에 맡기고 대규모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올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의 여부가 이들의 경영능력과도 직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김 사장은 합류 시점, 직급에 있어 오너 3세 중 가장 앞서있다는 평을 받는다. 김 사장은 2014년 3월 한화그룹에 합류에 디지털 부문 부서를 거쳐왔다.

김 사장은 올해 자신의 '야심작' 캐롯손보의 흑자전환 달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캐롯손보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을 진두지휘해온 김 사장이 운영에도 상당한 관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캐롯손보는 2022년 총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과 함께 이르면 2025년 상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2022년 8월 이뤄진 1750억원 규모의 1차 유증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을 비롯해 기존 주주인 한화손보, 알토스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2022년 8월 단행된 1200억원 규모의 2차 유증에는 한화손보가 자금을 지원했다.

다만 이같은 그룹 차원의 지원에도 아직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숙제로 남아있다. 2019년 출범한 캐롯손보는 2020년 38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21년 650억원, 2022년 7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30억원) 대비 손실폭 축소에는 성공했으나, 단일 주력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에 의존하고 있는 캐롯손보의 특성상 흐름이 지속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캐롯손보의 전체 매출 중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변동에 따라 실적도 좌우되는 구조다.

이에 캐롯손보는 올해 디지털 손보사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된 데이터 기반 상품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흑자 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이 2017년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 상무, 2021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를 거쳐 최고글로벌책임자(CGO)에 올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영역 모두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그룹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은 아직 경영 전면에는 나서지 않았으나 묵묵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 팀장은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 KCA 손해사정에 입사해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업 관련 경험을 쌓았다. 이후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으며, 2022년 교보생명 지속경영기획실 산하 그룹디지털전환(DT) 지원담당 직무를 맡아 교보생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신 팀장의 최우선 과제 역시 교보생명의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의 흑자전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국내 최초의 디지털 생보사라는 점 ▲출범 이후 아직까지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점 ▲모기업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점 등에서, 캐롯손보의 상황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출범 이후 아직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출범 당시 5년 내 흑자 전환을 공언한 바 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지난 6일 유증을 통해 교보라이프플래닛에 125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섰다.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수혈은 이번이 7번째로, 금번 유증을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지원은 총 3690억원에 달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유증과 함께 '4대 중점 사업전략 방향'을 수립,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 시장 진출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4대 중점 사업전략 방향은 ▲높은 단계의 제휴 강화 ▲상품의 전면적 혁신 ▲하이브리드 채널 구현 ▲인슈어테크 솔루션 사업 강화 등이다. 

이와 함께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데이터·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이는 현재 교보그룹 차남이자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 팀장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신중현 씨가 총괄하고 있는 영역으로,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 있어 두 형제 모두에게 핵심 역할이 주어진 셈이다.

이처럼 오너가 3세들이 올해 디지털 보험사 수익 개선에 있어 중축을 담당하게 된 가운데,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