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호석유화학이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와의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 사진 = 금호석유화학
13일 금호석유화학이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와의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 사진 =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와의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ISS에 이어 글래스루이스도 금호석유화학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대한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등을 검토한 결과 주주제안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자사주를 발행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방어적인 방식으로 자사주를 활용하지 않았고, OCI 합작 계약에 따른 자사주 교환은 회사 발행 주식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최근 몇년간 이사회 차원에서 상당한 수준의 이사 교체가 이뤄졌고, 이사회가 향후 3년간 자사주의 50%를 소각할 계획을 발표해 주주제안자가 제기한 우려와 잠재적 위험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ISS 또한 보고서를 통해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ISS는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그럴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주주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중 전례가 없거나 어느 회사의 정관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대 글로벌 의결권자문사가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세 수위를 높여오던 차파트너스도 오는 주총 표대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의결권 자문사로,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

업계에선 금호석화와 차파트너스의 금번 주총 표대결을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그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벌여온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금호석화 역시 차파트너스의 움직임을 두고 "소액주주 권리 제고 운동이 아닌 사실상 박 상무를 대신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차파트너스 측은 금번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지난달 15일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박 전 상무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차파트너스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자기주식 소각 관련 정관 변경 ▲자기주식 소각의 건(정관 변경 후 2년에 걸쳐 자사주 전량 소각)등의 주총 안건 상정을 촉구하고 있다.

미소각 자사주가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독립성이 결여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사회 구성으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금호석화는 이와 관련 "현 이사회는 독립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서도 2년에 걸친 자사주 전량 소각이 아닌 자기주식의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차파트너스는 ISS에 주주제안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금호석화가 주총일로부터 불과 16일 전인 3월 6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냈기에 ISS가 상세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는 취지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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