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 사진 = 롯데카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 사진 = 롯데카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가 연임을 앞두고, 내부통제 이슈에 휩싸였다. 지난해 배임 사고에 이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사 경영활동과 관련해 '무더기 지적'을 받아서다. 이에 조 대표가 외적 성장에만 집중하면서 조직 내부에 대한 통제는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혹평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8일 금감원으로부터 1억6000만원의 과태료와 함께 임직원 2명에 대한 주의 조치를 받았다. 회사 경영활동과 내부통제에 있어 다수의 미흡 사항이 적발되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2019년 3월~2021년 10월 기간 중 총 4회의 주주총회를 개최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선임하면서, 최대주주 및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지 않았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의하면 최대주주(특수관계인포함)와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주식에 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롯데카드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어긴 점도 드러났다. 롯데카드의 A 센터 B 대리는 2020년 4월 고객의 동의 없이 고객이 제출한 예금잔액증명서 사본(이미지 파일)을 타인에게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여기서 타인은 롯데백화점 소속 신용카드모집인 8인으로, B대리는 고객이 카드발급 심사를 위해 제출한 예금잔액증명서가 카드발급기준에 부합하지 않자, 담당 모집인을 통해 그 부적합 사유를 설명할 목적으로 이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않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금감원은 같은날 롯데카드에 경영유의 6건, 개선 3건도 함께 조치했다. 경영유의·개선 조치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로 강제성은 없으나, 각각 3개월, 6개월 내에 개선 조치 후 금감원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경영유의 6건은 ▲부동산 PF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신용카드 부정사용 예방 업무 강화 ▲정보활용동의서의 체계적 관리 강화 ▲회사 경영활동 관련 내부통제 강화 ▲자산건전성 분류 업무 미흡 ▲상품 및 마케팅행사에 대한 수익성 분석·관리체계 강화 등이다.

특히 금감원은 회사 경영활동 관련 측면에서 재직 중인 임원에게 미리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창권 전 부회장은 2020년 3월 31일부터 2023년 3월 30일까지 임원을 역임했음에도 2021년 3월 30일에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내규 임원보수 및 퇴직위로금 지급규정에 따라 임원의 퇴직위로금은 임원의 위임계약이 만료된 시점에 지급하여야 함에도 위임계약 만료일 이전에 일부 임원에게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사실이 있으므로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롯데카드는 100억원대 배임 사태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롯데카드 직원들이 카드 제휴사 선정 과정에서 한 업체와 대표와 공모해 105억원 달하는 금액을 빼돌린 것이 적발되면서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내부통제를 강화하라며 롯데카드에 경영유의 2건을 통보했다.

당시 금감원은 "해당 업체선정·계약체결 등의 과정에서 계약서 세부조항 검토 미흡 등 관련부서의 내부통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협력업체와의 계약내용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사후적으로 인지했음에도 계약상 해지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 금액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실상 조 대표가 조직 내부에 대한 관리를 손 놓고 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연임 자체는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의 경영실적 자체는 우수해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36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이미 2022년 순이익을 넘어선 수치로,  로카모빌리티 매각 등 일회성 요인과 조 대표가 취임 직후 선보인 '로카(LOCA)'의 지속적 흥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2020년 3월 롯데카드 대표에 최초 선임, 2022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조 대표의 임기는 이달 29일까지로, 연임 성공시 세 번째 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번 제재 공시는 과거 정기검사 당시 나왔던 내용으로, 현재는 관련 개선 조치가 모두 이뤄진 상황"이라며 "일례로 최근 부동산 PF 관련 현장검사에서도 롯데카드는 제외된 바 있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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