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엔씨소프트
20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박병무 대표 내정자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의 의미와 올해 엔씨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그림을 설명했다. 

20일 오전 10시 엔씨는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CEO이자 CCO로서 게임 개발과 관련된 사업에 집중하고, 박 내정자는 엔씨 내부의 경영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김 대표는 "우리를 둘러싼 시장환경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의 성장은 멈췄고, 게임 고객들의 취향도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며 "게임 산업 전반에 퍼진 불확실성 속 불안도 커지는 상황"이라 언급했다.

이어 "엔씨는 올해 살아남기 위한 변화와 더 높은 도전을 위해 공동대표 체제 출범하려 한다"며 "각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원팀 시너지를 맞추는데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김 대표는 크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 개발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게임 개발 ▲게임 개발 방식의 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우선으로 주력할 부분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기존의 IP를 기반으로 한 스핀오프 게임 만들어가고 있으며, 엔씨가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MMO 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확장해 게임을 개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니 등 글로벌 퍼블리셔와 I P및 기술력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 협력관계 강화 중에 있다"며 "이번주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협력을 논의하는 미팅 잡혀있다. 구체적 결과는 적정한 시점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또 박 내정자와 관련해서는 "박 내정자는 다양한 기업경영을 경험한 베테랑 기업가다. 특히 기업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해오셨다는 점을 주목해달라"며 "박 내정자는 오랜 기간 엔씨의 경영자문을 맞아 엔씨에 대한 이해도가 두텁다. 기업가로서의 풍부한 경험이 큰 도움 될 것"이라 전했다.

20일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 내정자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엔씨소프트
20일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 내정자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엔씨소프트

박 내정자는 엔씨 공동 대표로의 합류 배경에 대해 "리니지의 탄생부터 시작해 지난 17년동안 엔씨의 이사로서 힘든시기와 성장을 모두 지켜봐왔다"며 "개인적으로 엔씨가 국내 최고 게임사라고 생각한다. 국내 게임사로서 유일하게 다양한 IP 독자개발 역량을 가지고 있고, 수천명이 문제 없이 플레이 가능한 MMO를 구현하는 등 세계적 기술력을 지닌 기업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어 "엔씨의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엔씨가 글로벌 게임사로의 도약을 본격화 하려는 현 시점에 당면 어려움 극복하고 김 대표가 엔씨 게임의 경쟁력 강화 통한 글로벌 공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가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합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박 내정자는 "엔씨는 현재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내 게임시장의 포화와 경쟁이 도를 넘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고,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급격히 증가한 비용과 인원구조에 대한 고민에서 엔씨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엔씨에게는 그동안 성공과 실패를 겪었던 투자 경험과 충성심 높은 지원조직 있다"며 "3조원 이상의 자금동원 능력도 그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의 잠재력을 꽃 피우게 할 수 있다면 엔씨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충분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박 내정자는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기반 구축 ▲IP 확보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및 M&A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특히 투자 및 M&A와 관련해서는 "투자와 M&A는 2가지 방면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최우선은 당연히 엔씨가 게임 회사인 만큼, 게임의 파이프라인 확장과 부족한 장르의 IP 확보를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와 M&A"라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투자의 경우 주요 게임사들 진행하듯 소수지분 투자와 함께 퍼블리싱권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M&A는 큰 돈이 들어가는 작업인 만큼, 타겟 회사의 개발 역량만이 아닌 인수 후 엔씨 주주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는 재무적 실적과 안정성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다만 투자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내정자는 "관심 1순위는 엔씨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후보군이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경험상 잠재 후보군 100여개를 검토했을 때 3~4개 정도 비율로 M&A가 돼야 성공적 M&A가 된다. 그만큼 굉장히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따라서 성공적 M&A가 이뤄지기 위해선 치열한 분석과 네고(협상)능력, 또 상당한 인내력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20일 엔씨소프트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택진 대표(왼쪽)과 박병무 대표 내정자. / 사진 = 엔씨소프트
20일 엔씨소프트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택진 대표(왼쪽)과 박병무 대표 내정자. / 사진 = 엔씨소프트

다음은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에서 이뤄진 주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이다.

▲ 리니지 IP의 매출 부진과 함께 '포스트 리니지'에 대한 필요성이 지적되는데

-김 대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블소2, TL의 국내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엔씨에 대한 신뢰가 손상된 측면이 있다다. 하지만 두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목표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타겟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노력 기울이고 있다. '리니지 라이크'를 하나의 장르로 부를 만큼 시장경쟁이 심해졌고 저작권 피해가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 현상은 MMORPG 시장이 그만큼 튼튼한 고객기반을 가졌다는 증거다. 엔씨가 가진 경쟁력은 이 시장에서 매우 높다. 엔씨는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 더욱 보강하려 준비 중이다.

포스트 리니지의 경우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MMO장르를 RPG에서 다양한 장르로 확대 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다른 글로벌 게임사들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임을 주요 전략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 분야는 우리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다. 또 다른 전략은 세계적 IP를 기반으로 MMO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크지 않은 엔씨 브랜드 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 신작 및 라이브 서비스가 부진한 상황이다. 영향을 미친 주요 원인과 해결과제는

-김 대표: 현재 엔씨는 좁혀진 경쟁력의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는 상황 속 분투 중에 있다. 주요 원인 딱 잘라 말하긴 어렵고 해결과제도 많다. 최근 발표한 신작의 경우 많은 시기가 코로나와 겹쳤다.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기 어려웠고, 중요 인력이 프로젝트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다. 그렇게 늘어난 개발 기간이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신선도가 떨어지는 상황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또 신작 성과의 경우 타겟 시장이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삼았기 때문에 국내 성과가 시장 기대보다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국내 역시 꾸준히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글로벌 개척을 과제로 삼은 만큼, 앞으로의 글로벌 성과를 지켜봐 달라.

▲ 확률형 정보공개 의무화가 미치는 영향과 엔씨의 준비상황은

-박 내정자: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의 자율적 정보공개가 시행된 시점부터 정보공개 충분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이에 덧붙여 3월 22일로 예정된 법안 시행에 대한 준비는 이미 몇달전부터 전사적으로 TF를 구성해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법안이 발효되는 22일 전에는 모든 것이 완비될 것이라 자신한다.

또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게임 내부 확률정보를 외부에서 자동적으로 확인할 수있는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에 있다. 엔씨 게임 고객이 확률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고객 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검증하며 운영해나가겠다.

▲ IP 보호와 관련 저작권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데

-박 내정자: 카피는 게임 개발자의 의욕을 상실시킬 뿐 아니라 한국게임의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인 일이다. 이는 법적 측면에서도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같은 카피는 비단 게임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도 국가에서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건의 게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서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엔씨가 모든 리니지라이크 게임에 대해 소송을 걸고 법적으로 제재하려는 것은 아니다. 철저하게 내부 분석을 거쳐 법적 권리 침해가 명백하면서도 카피의 정도 도가 지나친 경우에만 법적 조치를 진행했고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엔씨는 자체 개발 IP의 가치를 지키고 게임산업 자체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고 신속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 수익성 개선 위해 기존 라이브 서비스 종료나 야구단 매각 등 고려 중인 사안이 있는지

-박 내정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은 이미 시작됐고 지속 진행될 것이다. 엔씨는 게임 리뷰 커뮤니티를 설치해 논라이브, 라이브게임을 이미 검토했고 주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경영효율화는 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지속될 것이다.

별도로 야구단 운영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지난해부터 여러 임직원 의견을 수렴해 독자적으로 신중히 검토해왔다. 야구단에 대한 일부 비용 지원은 있으나, 신규 게임의 마케팅 측면, 엔씨의 우수인재 리크루팅 측면, 콘텐츠 기업으로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매각보다는 야구단 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도움 될 것이라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주주분들께서 계속 우려를 표명하시기 때문에 수시로 경과와 효율성을 체크해 검토해 나갈 것이다.

여러 효율화 작업에 있어 수익성 확보라는 재무적 측면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재무적 측면만을 보고 모든 것을 진행하는 재무적 효율화의 위험성도 있다. 이같은 위험성이 기업의 핵심 역량을 훼손하고 기업 자체의 존폐를 흔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경험했다. 단기적인 성과는 모르나 장기적으로 경쟁력 훼손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단순 재무적 측면에서가 아닌 엔씨의 핵심역량을 어떻게 강화하고 또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검토 중이다.

▲ 수익성 저하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신사옥을 설립한 배경은

-박 내정자: 신사옥 설립 발표는 착공 시점 때문에 오해가 있다. 신사옥 설립은 최근 결정된 사안이 아니고 상당히 오래전인 2020년부터 컨소시엄을 조직하고 성남시와 논의하며 추진해왔다. 당시 당사가 쓰고 있는 R&D센터가 전체 직원의 50%만 수용이 가능하고 나머지 50% 인력은 임대 건물에서 일하고 있었다. 신사옥을 통해 전직원이 한 곳에 모여 업무효율성을 개선하고 임대비용 또한 절감하자는 차원에서 추진된 것이다.

다만 추진 이후 실적이 둔화됐기 때문에 걱정이 있으신데 이미 지난해 건축 허가가 났고 2021년 체결한 컨소시엄 계약 따르면 만일 엔씨가 신사옥 부지에 건축을 하지 않거나, 신사옥 건축을 지연시키면 엄청난 패널티를 물게 돼 있다. 이를 추진하지 않고 패널티를 물면 배임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엔씨가 신사옥 포함해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은 인식하고 있다. 부동산 전반에 대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유동화하고, 높은 수익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

▲ 계획 중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있다면

-박 내정자: 원론적으론 엔씨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그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M&A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가 가장 지속가능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라 생각한다. 자사주 취득이나 배당도 한 축이나, 이는 단기적 효과일 뿐이라 생각한다. 자사주 추가 취득이나 소각에 관심을 보이시고 이를 실행해 달라는 요청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다만 자사주는 추진하려고 하는 M&A에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인내를 가지고 지켜봐달라. 엔씨는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에 활용하도록 할 것이다. 덧붙여 현 주가 수준에 대한 견해는 과매도에 따라 너무 저평가 돼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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