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증권사가 동남아 시장 공략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 = 미래에셋증권
20일 국내 증권사가 동남아 시장 공략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 = 미래에셋증권

국내 증권사가 동남아 시장 공략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가운데, 주요 증권사의 해외 법인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동남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다소 제동이 걸린 반면, NH투자·한국투자 등은 실적 개선과 함께 추격에 나서는 그림이다.

20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 법인 실적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베트남 법인(Mirae Asset Securities Vietnam JSC)에서만 영업수익 1397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을 올리며 타 사 대비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직전년도와 비교해선 다소 제동이 걸렸다. 베트남 법인은 2022년 영업수익 1464억원, 순이익 372억원을 올렸다. 즉, 지난해 베트남 법인 실적은 각각 4.58%, 13.17% 감소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법인(PT 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40.13% 감소한 546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순이익은 125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 법인은 2007년 12월 베트남 최초의 외국계 종합 증권사로 설립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베트남에 가장 앞서 진출했고, 공격적인 고객 유치를 바탕으로 외국계 종합 증권사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실적 감소는 현지 업황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인 제조업 부문이 상반기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5.05% 둔화됐다. 

인도네시아 법인(PT 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40.13% 감소한 546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순이익은 125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마찬가지로 규모 자체는 타 사 대비 압도적이나,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인도네시아 증권시장에서 연간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단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거래 활성화 및 개인투자자들의 급격한 거래 감소로 인해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6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NH투자증권 동남아 법인은 같은 기간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 베트남 법인(NH Securities Vietnam)은 지난해 영업수익 140억원, 순이익 22억원을 올렸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9.53%, 37.5% 상승한 수치다.

인도네시아 법인(PT. NH Korindo Securities Indonesia)도 적자폭을 대거 줄이는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전년 대비 12.19% 증가한 103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고, 순이익도 66억원에서 19억원까지 적자폭이 줄어들었다.

NH투자증권은 베트남 법인과 관련 "2018년 지분 전액 인수 이후 NH투자증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테일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영업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호치민과 하노이 지점 오픈 등 영업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리테일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또한 신설 Wholesale 영업조직을 확장하면서 중개업무 확대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법인과 관련해서는 "인도네시아 채권 중개 규모의 점진적 증가 추세에 따라 추후 기관대상 채권중개 영업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4분기까지 총 8개의 대표주관을 수행했고, 트랙 레코드를 확대하기 하기 위해 여러회사와 IPO상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4분기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도 동남아 지역에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 법인(KIS Vietnam Securities Corporation)은 지난해 3분기 전년 대비 912억원의 영업수익과 184억원의 분기순이익을 올렸다. 2022년 베트남 법인이 영업수익 1070억원, 순이익 56억원의 순익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상승세다. 

인도네시아 법인(PT Korea Investment & Sekuritas Indonesia) 역시 2022년 86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분기 41억원까지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베트남 법인(SHINHAN SECURITIES VIETNAM)이 크게 성장한 반면 인도네시아 법인(PT Shinhan Sekuritas Indonesia)은 부진했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3분기 204억원의 영업수익과 46억원의 분기순익을 올리며 선전한 반면, 인도네시아 법인은 적자폭이 전년 11억원에서 1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국내 증권업계의 동남아 진출은 경제발전 수준, 인구 규모상 저축에서 투자로의 금융 수요가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사업을 위한 기반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는 평이다.

단,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의 발전 속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의 자본시장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재 800개 이상의 기업들이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지만, 충분한 가격 신뢰도와 유동성을 지닌 종목은 30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평가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 지배구조, 불투명한 기업 공시, 빈번한 주가조작 등도 현지 자본시장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고 짚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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