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오후 2시부터 중노위 주재 조정회의

삼성디스플레이가 기흥 사업장에 건설 중인 신사옥 투시도. / 사진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기흥 사업장에 건설 중인 신사옥 투시도. / 사진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간 갈등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입금협상이 평행선을 걷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제시안으로 노조를 압박해서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한 해 영업이익에 맞먹는 배당을 결정하며 노조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 

25일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금일 오후 2시부터 중노위 주재로 조정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노조는 지난 15일 사측과의 5차 임금·단체협상 최종 결렬 이후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후 노사는 최근까지 2차례 조정회의를 가졌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금일과 오는 28일 추가 조정 회의를 통해 대화에 나설 전망이다.

유하람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위원장은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 배경에 대해 "사측이 직원들이 만족할 안을 들고 오겠다고 언급했으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단 하나도 수용할 수 있을 만한 게 없었다"며 "사측이 들고온 13가지 안 중 하나도 수용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당시 사측에서는 오늘은 당장 (새로운 안을) 줄 수 없다고 얘기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전했다.

노조는 ▲기본 임금 인상률 5% ▲성과급(OPI) 기준 개편 ▲유급 휴가 확대 등 25개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2022년과 2023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적자에 놓인 삼성전자와는 독립된 임금 인상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삼성전자의 임금인상률과 같은 수준인 3%대 인상률을 제시했다. 

유 위원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최근 2년 동안의 실적이 매우 좋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 인상률이 등이 삼성전자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 말했다.

이같은 시점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출범 후 첫 배당을 단행하자 노조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6조6504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분율에 따라 삼성전자(지분율 84.8%)가 받게 될 액수는 5조6395억원으로,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영업이익(5조5700억원)과 맞먹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이같은 지원 행보가 설비 확충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를 지원하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규모는 50조원대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5.5조원의 실적을 내면서 삼성 전 계열사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며 "그런데 사측은 삼성전자와 동등한 임금 인상률을 들고 오고,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은 단 하나도 전환하지 못하면서 그 와중에 삼성전자에 한 해 영업이익에 맞먹는 금액을 배당했다"고 짚었다.

이어 "저희가 무슨 저금통도 아니고, 정작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형편이 없으니까 당연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번 배당으로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고조된 상태로, 지난 21일 노조는 삼성디스플레이 내부 블라인드에 게시된 글을 바탕으로 최주선 대표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블라인드 게시글에는 삼성전자와 동일한 임금, 복리후생을 보장해 달라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용과 저희 입장문을 종합해 대표님께 메일을 보냈다. 노조가 대표님께 메일을 보낸 것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응답이 없었다"며 "대표님께서 정말 직원들을 생각한다면 답장을 주시겠지만 아직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금일 조정회의에서 배당 관련 사안도 짚고 넘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들고 온 안을 보면 그렇게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면서도 정작 6조원에 달하는 통큰 배당을 해버렸는데 당연히 언급할 것"이라며 "유의미한 안이 나오면 당연히 조정 신청을 취하하겠지만 현재 사측의 반응을 보면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노사가 모두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조정이 성립되고 한쪽이라도 거부해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다. 앞서 삼성디플레이 노조는 2021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실시했으나 파업 중 임금협상이 타결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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