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식 우리카드 대표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 사진 = 우리카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 사진 = 우리카드

취임 첫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데 더해 노조 리스크로 고전하던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가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총파업까지 예고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노조와의 임단협 잠정 합의에 성공하면서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카드 지부(노조)는 이날 오전 대의원 찬반 투표를 열고 사측이 제안한 조건을 수용키로 했다.

앞서 사측은 노조가 내달 1일 오는 일제히 휴가계를 내는 방식으로 총파업을 예고하자 사기진작금 100만원 지원과 성과급을 기존 100%에서 115%로 상향하는 안을 제시하며 타협에 나선 바 있다.

노조가 사측 안건을 수용함에 따라 예정된 총파업은 취소됐다. 노조 직원들은 내달 1일 정상적으로 근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우리카드 노조 회원이 800여명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총파업 시행 시 사실상 우리카드의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우리카드 전체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885명이다.

금일 노사가 극적인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박완식 대표에게도 실적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다만 박 대표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임단협 마무리가 늦어졌다는 점은 여전한 부담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해 올해 12월 31일까지 약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첫해를 실망스럽게 보낸 만큼, 연임을 위해선 올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전년(2050억원) 대비 45.3% 추락한 1120억원에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에게도 추월을 허용, 은행계 카드사 중 실적 '꼴찌'라는 불명예를 차지한 상태다.

카드업계 전반이 조달·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영향을 받았음을 고려해도 상당한 감소폭이다. 실제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3.2% 줄어든 6206억원을 기록했고,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7.3%, 10.9%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위기가 닥치자 박 대표는 지난해 말 영업력 강화를 최우선 목적으로 과감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1그룹 체제를 3그룹 체제로 개편, 경영지원그룹을 해체하고 ▲카드서비스그룹 ▲금융서비스그룹 ▲디지털·IT그룹을 신설했다. 또 기존 금융사업본부를 금융서비스그룹으로 격상, 비카드사업부문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임기 만료가 불과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노조 리스크를 털어낸 박 대표가 올해 '우리금융그룹의 장남'으로서의 면모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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