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뉴스=박승호 기자] 조선중앙통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평양체육관에서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선수와 북한 선수간 친선 농구경기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평양을 방문 중인 미국 전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은 “김정은을 다시 만나 보게 되어 정말 기쁘고 눈물이 난다”며 “이번 경기를 조직한 것은 원수님의 탄생일 축하를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데니스 로드먼은 농구경기에 앞서 북한을 먼저 방문했다. 평양에 온 데니스 로드먼은 지난 8일 평양 경기장에서 은퇴한 NBA 스타들과 북한 팀과의 경기를 주선했고, 이날의 경기를 자신의 ‘최고 친구’인 김정은 위원장에게 받쳤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부인 및 여러 고위 인사 부부들과 같이 특별 관람석에서 관전했으며, 이날 로드먼은 경기에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과 리설주 앞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혼자 부르기도 했다.

1만4000 석 규모의 경기장을 가득 채운 군중들은 로드먼이 생일 축하 노래 구절을 부르자 떠나갈 듯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반면, 로드먼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친밀함을 과시함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강경한 비난을 받고 있다.

'반국가'죄목으로 억류돼 있는 미국 선교사 케네스 배(한국이름 배준호·45)씨 의 석방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인 것이다. 미국은 지난 7일 한국계 미국인으로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의 석방을 위해 북한이 초청하면 로버트 킹 인권특사를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의 이런 성명은 데니스 로드먼이 미국프로농구(NBA)의 은퇴한 선수들로 구성된 비공식적인 농구외교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사키는 로드먼의 방북이 배의 석방을 위한 미 정부의 노력에 영향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4월30일 북한 적대행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배씨의 여동생 테리 정은 지난 8일 북한을 방문 중인 로드먼의 발언을 믿을 수 없다고 밝힌바 있다. 정씨는 이날 시애틀 현지 라디오에 "오빠를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기를 거부하는 것에 가족들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로드먼은 전날 CNN 인터뷰에서 배씨의 석방을 북한 지도자들과 논의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케네스 배씨가 그곳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 지 알고 있냐" 또는 "그가 왜 북한에 억류됐는지 제대로 알고 있냐"며 사회자의 질문에 반박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로드먼은 이메일을 통해 "팀 동료들은 가족들과 비즈니스 동료들로부터 큰 압박을받고 떠났었고, 이로 인해 나의 '농구 외교' 꿈이 무너지고 있었다"며 "CNN과의 인터뷰 당시 스트레스로 인해 만취 상태였고 매우 화가 나 흥분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술에 취한 것은 변명이 안 되지만 사실은 알리고 싶었다"며 "케네스 배의 가족과 팀 동료들, 매니지먼트 팀,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를 비롯, 불쾌감을 느낀 모든 이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배씨의 여동생 정씨는 로드먼의 CNN 인터뷰에 대해 "이것은 게임이 아니며 한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로드먼은 외교관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로드먼은 케네스 배의 억류에 대해 함부로 말할 자격이 없다"며 "우리 가족은 로드먼이 말한 것을 믿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엘리엇 엥겔 하원의원도 로드먼 일행의 방북에 대해 "경솔한 여행"이었다고 비판했다.

엥겔 하원의원은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고 있다"며 "인기가 떨어진 몇몇 유명인들이 이런 기회를 활용해 난폭한 독재에 보답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농구 친선게임의 결과는 북한의 승리로 돌아갔다. 전반전은 북한이 47점을 기록, 미국팀(39점)을 앞섰다. 후반전에서는 양측 선수를 섞어 게임을 진행했다. 로드먼 팀에는 올 스타전 경력의 케니 앤더슨, 클리프 로빈슨 및 빈 베이커 등이 들어 있다. 또 크레이그 하지스, 덕 크리스티, 찰스 스미스 및 거리 농구선수 네 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날 경기관람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와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강석주 내각 부총리 등 고위인사들의 부인도 함께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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