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롯데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일코노미뉴스=공신영 기자] 베일에 쌓여있던 롯데그룹 2017년 정기임원인사 상자가 열렸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화학 · 식품부문 9개 계열사 및 단위조직의 이사회를 열고 2017년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22일과 23일에는 유통 · 호텔 및 기타 사업부문의 임원인사가 이사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가장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단연 2인자 자리다. 그룹 컨트롤타워 2인자 자리에는 황각규 실장이 내정됐다. 황 실장은 정책본부를 대신해 그룹 전반의 기획과 조정 업무를 책임지는 신설조직 경영혁신실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014년부터는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의 혁신적인 사업도 추진했다는 평가다.

황 실장과 그룹 내 투톱 체제가 예상됐던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66세,사장)은 회장 직속의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갖은 내홍을 겪으면서 그룹 준법정신을 강조한 신 회장의 의지를 옅볼 수 있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올 롯데그룹 창사 50주년을 맞아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속에 특검과 사드배치, 경영권 분쟁 등 잇단 악재에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인사라는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는 매년 12월 그룹 차원에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이후 임원인사, 계열사별 조직개편 및 보직 인사 등을 진행해왔지만지난해 검찰의 경영비리 의혹 수사와 최순실 사태 등 여러가지 여파로 인사를 미뤄왔다.

이에 따라 신설하는 조직개편에서는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90여개 계열사들은 유사 사업끼리 묶어BU(Business Unit) 조직을 추스른다. 

BU는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구성된다. BU는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을 위하여 관계 계열사들 공동의 전략 수립과 국내외 사업 추진 및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한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의 사전 단계이기도 하다. 단, 금산분리원칙을 고려하여 금융사 등은 BU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허수영 사장이 롯데 화학사를 총괄하는 화학 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교현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가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승진하여 내정되었다. 롯데케미칼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총괄해오던 김 신임대표는 14년 타이탄 대표로 부임하여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신임대표로는 이홍열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신임대표는 12년~14년에는 현 롯데엠알씨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최근에는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2명의 신임대표 모두 해외사업장을 책임졌던 이력이 있어, 신동빈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다양한 경력과 해외 경험을 갖춘 CEO'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이재혁 사장이 롯데 식품 계열사를 총괄하는 식품 BU장을 맡게 되면서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지금까지 롯데칠성음료는 이재혁 사장이 국내외 음료 및 주류 사업을 모두 챙겼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음료BG와 주류BG가 각각 대표이사를 내정하였다. 음료 BG대표로는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왔던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이, 주류 BG대표로는 두산주류에서부터 줄곧 영업을 담당해왔던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이 전무 승진을 하면서 맡게 됐다. 

이와 함께 롯데홈쇼핑은 상품과 마케팅 전문가인 롯데백화점 이완신 전무가 신임 대표로 내정되었으며, 롯데로지스틱스도 박찬복 경영관리 · 유통물류부문장이 전무 승진과 함께 신임대표로 선임됐다. 

롯데는 올해 인사에서도 여성임원을 추가로 배출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온 롯데칠성음료의 진은선 상무보가 그 주인공이다. 또한 롯데제과의 파키스탄 콜손(Kolson) 법인장인 압둘 라티프(Abdul Latif)가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압둘 라티프 상무는 콜손 인수 이후 법인장으로 계속 근무하며 꾸준히 매출과 이익을 개선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쇄신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며, "그간 외형확대에 집중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질적성장으로 전환하고 도덕성과 준법경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인사 배경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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