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샘

[일코노미뉴스=백혜진 기자]매출 2조원으로 가구업계 '넘버원'인 한샘을 25년간 이끌어온 최양하 회장(70)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 94년 대표이사 전무에 오른지 25년만이다. 강승수 부회장(54)은 회장으로 승진해 새 사령탑을 맡는다.

한샘은 최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상임고문으로 물러나고 강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최고경영자(CEO) 교체 인사를 단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연말에 임원인사를 진행해 온 관례를 생각하면 CEO 교체를 위한 '원 포인트' 인사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최 회장은 그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 직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사전에 퇴임 날짜를 밝히지 않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인테리어 수요 감소로 실적이 제자리걸음인 데다 회사 안팎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최 회장의 대표이사 임기가 2021년 3월까지 1년여 남았지만 용퇴한 모양새다.

최 회장은 1979년 한샘에 입사한 이후 7년만인 1986년에 부엌가구 부문을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종합 인테리어 부문도 97년 사업개시 이후 5년만에 1위에 등극했다. 이후 한샘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올해 2분기까지 7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말 불거진 사내 성폭행 사건으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성장세가 꺾인 것은 최 회장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최 회장은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놓고 다음달 1일 사내 월례조회를 통해 직원들에게 회장직 사퇴를 공식화한다.

최 회장은 “한샘은 사실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은 회사다.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한 번쯤 정리해 다른 이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내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후배들을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혀왔다.

한편 새 사령탑을 맡은 강승수 신임 회장은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발탁한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특히 국내 최초로 대형 플래그숍을 통해 부엌은 물론 거실, 침실 등 집 안 공간 전체를 보여주는 인테리어 사업을 발굴하면서 한샘을 급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된다. 강 회장은 1995년 대한항공 법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조 명예회장 요청으로 한샘 신규 사업 기획자로 부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에도 매년 2배씩 성장했고, 가구 부문에서는 진출한 지 4년 만에 동종 업계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이 같은 실적 덕분에 강 회장은 거의 매년 특진을 거듭했고 한샘 입사 8년 만에 임원을 달아 차세대 최고경영자 감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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