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뉴스=심재순 기자]한때 재계 13위까지 올랐던 STX그룹이 끈 떨어진 연 신세다. 검찰이 STX그룹의 배임과 횡령 혐의로 그룹 본사와 강덕수 전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사정당국의 칼끝이 강 전 회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던 강 전 회장의 위법 여부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면서 법적처리 여부에도 관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샐러리맨 신화’,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리며 재계의 주목을 받던 강덕수 STX 그룹 회장이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에 있는 STX남산타워에 있는 STX 본사와 STX조선해양, 팬오션 등 계열사를 비롯해 강덕수 전 회장의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과 재무 관련 서류를 압수수색 했다. 

그동안 STX중공업은 1400억 원 가량의 보증을 섰으나 최근 STX대련의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현지 은행으로부터 채무보증을 이행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따라서 검찰은 STX중공업이 2012년 7월 재정에 어려움을 겪던 STX건설로부터 약 300억 원 어치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는지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 전 회장이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사업과 관련, 군인공제회 차입금으로 괌 현지에 사업부지를 매입하면서 가격을 과다 책정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철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0일 회사 측이 전 경영진의 회사 경영상의 횡령·배임 등 사안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해온 것이다. 수사의 1차 목적은 수사의뢰 된 경영상 비리를 확인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STX그룹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대 추가 자금 지원이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은행 부실화를 초래하고 국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안이라 판단, 신속한 수사를 통해 경영상 비리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강 전 STX그룹 회장을 출국금지 시켰다. 그동안 강 전 회장은 조선과 해운업 불황으로 STX그룹이 해체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STX엔진 이사회 의장과 STX 장학재단 이사장직만 유지했다.

위기의 STX,  또 다시 ‘고비'

검찰, 수천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 돌입

 앞으로 검찰이 강 전 회장의 배임과 횡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에서는 법적 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증시에서는 STX와 STX엔진, STX중공업 등 STX그룹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6일 매매거래가 정지된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이 추가로 지원해도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TX그룹주를 부실그룹주로 거론하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요청하는 메신저가 돌기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STX그룹의 1조 원대 부실기업어음 발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투자자들의 줄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향후 경영상 문제가 드러날 경우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금융소비자원(시민단체)은 지난 10일 “지난 6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정으로 STX팬오션 CP·회사채 투자자들로부터 피해 사례를 접수받고 있다”면서 “사례를 접수한 다음 집단소송 등 후속 조치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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