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10년만에 걸려온 안부였다. 단순 안부를 묻는 얘기로 시작하다 혼자 사는 처지가 됐다는 얘기로 끝났다. 나홀로 사는 얘기가 전부였지만 곁에 있는 반려견이 위로가 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카톡 사진이 온통 반려견 사진으로 도배 돼 있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 짐작된다. 

혼자사는 외로움과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곁에 두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다. 2019년 농축식품부의 통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0%에 해당되는 591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의 경우 그만큼 반려동물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무래도 다른 가구에 비해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수 전북도의원은 "저출산ㆍ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핵가족화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고 반려동물 관련 시장과 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에 있다"면서"특히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는데 일부 혼족들 가운데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11%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좋은 점에 대해서는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느낌'이 48.1%로 가장 높았고, '혼자 사는 외로움을 달래준다'가 30.2%, '집안이 활기참'이 18.4%로 뒤를 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이 하루 평균 혼자 보내는 시간이 ▲1인 가구-8.2시간, ▲다인 가구-8.0시간으로 평균 8시간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외로움을 많이 타는 반려동물을 혼자 키우는 것에 대해 학대가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여력도 안 되면서 무작정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것도 학대의 일종 아니냐", "대부분의 1인 가구는 반려동물 세금이 생기면 키울 생각도 안 할 것이다" 등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TV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서 강형욱은 1인 가구는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게 좋다는 소신을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강형욱은 "1인 가구 보호자들을 교육할 때 매번 고민한다"며, 혼자서 개를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는 건지, 혼자서는 기르지 못하게 해야 하는지, 훈련사로서 딜레마에 빠지는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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