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은 프랑스 전역이 뜨거웠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우승하면서 얻기 어렵다는 별을 무려 두개나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랑스 축구의 승리가 아니라 아프리카 축구, 흑인 축구 덕이라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에 아프리카계 흑인 선수들의 비율이 그만큼 많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프랑스는 약 6천 5백만명 되는 인구 중 6백만명이 이민자로 함께 살아간다. 파리 거리만 걷더라도 다인종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아프리카계, 중동계, 아시아계 등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사는 곳이 프랑스다. 그만큼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얼마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하면서 파리에도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파리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종 약 2만명이 파리 법원 앞에 모여 ‘Black lives matter’, ‘Justice pour  ADAMA ’ 등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Justice pour  ADAMA ’ (아마다를 위한 정의)는 지난 2016년 사망한 당시 24살이었던 흑인 청년 아마다 트라오레를 가리킨다.

당시 파리 근교에서 경찰의 추격을 받던 아마다는 연행된 뒤 갑자기 숨졌다. 수상한 그의 죽음에 대해 경찰관의 과잉진압이 문제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마다를 체포했던 당시 경찰관 중 일부가 체중을 실어 그의 위에 올라타 제압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나온 재판부의 판결은 해당 경찰관들은 아마다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공권력에 대한 유색인종의 억울한 죽음은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했다. 다인종이 함께 사는 사회라면 크고 작은 인종차별을 당해본 경험이 있고, 당하고 있고, 언젠든지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와 같이 이민자의 비율이 높은 국가라면 인종차별로 인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공감대가 더욱 크다.

코로나19로 인해 10명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대규모 시위도 경찰에 의해 불허 됐지만 많은 이들이 모인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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