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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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혼자 사는 어르신 수가 150만 가구를 돌파했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독거노인 수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안부를 묻고, 가사 또는 이동을 지원하는 수준이 아닌 고령층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의 고독사, 고령화에 따른 노동 공급 부족 등은 당장 수면 위로 떠 오른 사회적 과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한국의 노년 부양비가 2060년 80%를 초과할 것이란 분석이 담겼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정부의 노인 복지 정책인 '노인돌봄서비스'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기획 시리즈 <노인돌봄서비스 2.0>을 통해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8월 말 나눔과나눔(무연고 사망자 장례지원)에서 장례를 치른 김 모(88) 씨는 생전 마지막 10년을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서 지냈다. 김 씨의 아들은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셨던 것을 두고 내내 마음 아파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정부의 ‘고강도 거리두기’ 정책이 지속되면서 갈 곳을 잃은 노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복지관·요양시설·요양병원 등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노인 돌봄은 가족의 몫으로 이어지고 있다. ‘돌봄 공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노인돌봄서비스는 돌봄이 필요한 홀몸 어르신에 대한 주기적 안전확인 및 지역내 보건・ 복지 서비스 연계로 독거노인에 대한 종합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로 인한 노인돌봄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안부전화 걸기, 식품 배달, 각종 비대면 영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만 그 대상이 한정적이거나 실효성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경민 부산시의회 의원은 기존의 노인돌봄서비스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로 개선됐다고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건너야 할 강이 여럿이라고 말했다. 

구 의원은 "노인이 노화로 인해 사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을 수행됐던 부분들이 상실됐다"면서 "과거 가정이나 지역사회가 했던 일들을 현재는 요양병원이 대신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아이를 낳았는데 맡아서 키울 사람이 없으니깐 동네 소화과 병원에 입원시키자는 말과 다를게 뭐가 있는가. 현재 우리사회는 나이가 들고 병들면 무조건 요양병원으로 직행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 병상 사망률은 70%로 유럽이 40%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삶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요양병원에서 사망하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노인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이용하다 사망한 노인이 43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 의원은 노인돌봄서비스는 개인이 아닌 중앙 정부가 지역사회를 기초하여 정책 마련을 자리잡게 하고 공동체 기능인 커뮤니티센터를 통해  돌봄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시의원도 노인돌봄서비스 사업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사진= 조문경 수원시의회 의원
사진= 조문경 수원시의회 의원

조문경 수원시의회 의원은 "인구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유사한 형태의 돌봄사업이 다양한 기관에서 분절적으로 수행돼 왔다"라며 "실질적인 생활권역과 상관없이 수행기관을 두어 접근성이 낮아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드러났으며, 그 결과 일부 대상자는 여러 기관에서 중복 지원받거나 혹, 아무 지원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 의원은 "소득 지원, 의료 서비스, 문화 서비스, 일자리 지원 등 어르신 각자의 상황과 욕구에 따라 필요한 사회서비스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요구와 무관하게 일괄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어 왔다"면서 "각 서비스별 제공기관이 달라 연계성과 체계성이 미흡한 한계가 드러나게 되어 기존 사업을 하나의 수행기관에서 통합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연결성을 강조한 조 의원은 "노인돌봄맞춤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르신 각자의 욕구와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결하는 전담사회복지사와 생활지원사라고 볼 수 있다"라며"기존의 노인돌봄사업은 사업 간 칸막이로 인해 중복지원이 금지되어 이용자 별 하나의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노인맞춤서비스는 어르신의 상태와 욕구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제도가 지속적해서 다듬어지고 개선되어야 할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최일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종사자의 처우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역할도 강조됐다. 

1인 가구 사회적 대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초고령사회가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죽음을 준비하는 제도적 지원대책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정부차원에서 세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노인돌봄서비스 사업 이전에 관련 분야 통합적인 접근과 정확한 통계 분석, 실태 파악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존엄한 사람의 마무리를 강조한 나눔과나눔 박진옥 사무국장 역시 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나라3명 중 1명은 요양시설에서 사망한다. 많은 분들이 요양병원과 시설에서 돌아가시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임종을 준비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과 집중적인 돌봄이 가능하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인력기준․수가기준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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