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부산시, 공영장례 부고 게시 지난 8월 말부터 서울시는 서울시설공단 장사시설 웹사이트에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부고를 게시하기 시작했다. 부고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포털 검색에서 '서울시 장사시설' 또는 '서울시립승화원'등의 단어를 검색하고 서울시설공단 장사시설 웹사이트에 접속한다. 그리고 '참여·알림' 메뉴에서 '공영장례 부고'를 클릭하면 서울시 25개 구청에서 진행하는 서울시 전체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부고를 확인할 수 있다.앞서 부산시는 2023년 2월 부산시 장사시설인 영락공원부터 시작해서 부산시 16개 구·군
지난 8월 초 오후 1시, 서울시립승화원에 있는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전용 빈소에서는 안승호(가명) 님의 장례가 있었다. 70대 초반인 고인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요양병원에서 사망했다. 고인의 부모는 모두 사망했고, 미혼으로 자녀는 없었다. 형제는 있었지만, 구청의 시신인수 요청에 14일 동안 아무도 응답하지 않아 결국 '무연고 사망자'로 확정됐다. 안승호 님의 사연을 들으면 흔히들 '외롭고 쓸쓸함'을 떠올린다. 고인은 평생을 외롭게 살다가 삶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요양병원에서 혼자였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또 죽음이다. 언제까지 이런 죽음이 반복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서글프다. 2014년 2월 '송파 세모녀'가 다시 떠오른다. 그때의 기억으로 아직도 아픈데 오늘도 다시 죽음과 마주해야 하는 상황. 그때처럼 전문가들은 이런 죽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하고 지자체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 빠르게 내놓느라 분주하다.그래도 8년 전 송파 세모녀 때와는 확연히 변화된 점 한 가지가 있다. 공영장례다. 송파 세모녀 때만 해도 공영장례 조례는 전국 4개의 지자체에만 제정했었다. 당연히 서울시에도 공영장례조례는 없었다. 그래서 돌아
영국 지방정부는 무연고사망자를 위해 ‘공중 보건 장례’(Public health funerals)를 지원한다. '공중 보건 장례'의 모범 사례 지침(Public health funerals: good practice guidance)에 따라 진행되는 영국 무연고 장례 절차는 한국의 무연고 장례와 다른 세 가지가 있다. 부고(訃告) 게시첫째, 영국 지방정부는 ‘부고(訃告)’를 게시한다. ‘부고(訃告)’는 친척과 주변 지인들에게 죽음을 알리는 것으로 장례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절차다. 이를 통해 고인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장례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맞이 한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20~2050년'에 따르면 2020년 총 가구 수는 2073만1000가구로, 2039년 2387만 가구를 정점으로 2040년부터 줄어들 전망이다. 인구수는 2021년부터 줄지만, 가구 수는 1인 가구 증가로 2039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2050년에는 전체 가구(2284만9000가구)의 49.8%인 1137만5000가구가 노인 가구로 구성될 전망이다. 2020년 노인 가구 수(
아무도 모른 채 홀로 쓸쓸히 죽어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는 이를 '고독사'라고 부른다. 고독사는 극한의 고독 속에서 홀로 쓸쓸히 맞이한 죽음을 뜻한다. 같진 않지만 비슷한 단어로 '무연고 사망'이 있다.무연고 사망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장례 시점에 법이 규정한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파악할 수 없거나, 연고자가 시체 인수를 거부한 죽음을 뜻한다. 둘 다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은 공통분모다. 이는 모두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사회 현상 가운데 하나다. 최근에는 가족과 연락을 끊고 자발적 고립을 선택한
지난달 22일 여성이 병원에서 사망했다. 곁에서 임종을 지킨 남성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을 안치하고 가입했던 상조회사에 연락했다. 상조회사 장례지도사는 연락받자마자 장례식장으로 출동해 상담을 진행했다. 우선 남성에게 사망자와의 관계를 물었다. 그 남성은 “남편”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잠시 후 장례지도사는 장례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라고 말했던 남성은 ‘법률혼’ 관계가 아닌 ‘사실혼’ 관계였기 때문이다. 그 장례지도사는 서울시 공영장례 상담센터에 문의했다. “사실혼 관계 배우자는 장례를 치를 수 없지 않나요?”라며 “혹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를 제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이번 달 2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화했다. 이렇게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렸던 일상이 단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의 단계적 회복 조치들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가 남긴 사회적 상흔을 저절로 사라지게 할 것 같지는 않다. 코로나 상황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면서 사람들의 관계도 단절시켰다. 이러한 단절은 가족관계뿐 아니라 이웃 관계마저도 소원해지게 했다. 이에 따라 홀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삶의 방
최근 몇 년 사이 고독사 관련 언론보도 기사가 부쩍 늘었다. 지난달 23일에는 “식은 밥 한 덩이만... 2주 동안 아무도 찾지 않은 집에 70대 고독사”라는 제목의 기사가 처음 보도된 후 유사한 제목의 70대 고독사 기사가 줄을 이었다. 기사는 집주인이 악취로 신고했다며 집 안에서는 방치된 쓰레기 더미와 각종 고지서, 음식물이 남아 있는 냄비 등을 묘사하며 출입문을 살짝 열고 내부를 찍은 사진과 말라붙은 밥이 남은 밥솥 사진을 보여주었다. 관련 내용은 방송으로도 보도되면서 이웃 주민과 고독사 현장을 정리하는 특수업체와의 인터뷰를
홀로 삶을 이어가다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공영장례지원은 부족하기만 하다. 서울시립승화원만 해도 거의 매일 공영장례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에는 78명의 고인에 대한 장례식이 이곳에서 치러졌다. 지난 25일에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 2층 '그리다'실에서는 공영장례 2건이 진행됐다. 빈소에는 무연고 사망자 이 모씨와 윤 모씨의 위패와 함께 조화, 과일, 나물 등 장례음식이 놓여 있었다. 생전에 준비된 죽음이 아니었는지, 빈소에는 영정사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 씨는 지난
'혈연'관계로 이어진 가족이 함께 모여 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두 집 걸러 한 집은 '혼자' 살고,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산다. 전통적인 가족구조에 대한 개념이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지만, 제도는 그대로다. 이렇다 보니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그중 하나가 '죽음'이다. 혼자 살던 사람이 죽음을 맞이 했을 때, 현재 우리 사회는 개인(연고자)에게 책임을 미룬다. 또 혈연을 중시하는 전통적 장례제도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실질적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했던 이들을 후순위로 둔다. 이에 1인 가구로서 삶을 영위하며 자신
설날 직전인 지난달 28일 2021년 무연고사망자 현황이 공개됐다. 국회 서일준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2020년 3,000명을 넘어선 무연고사망자가 지난해에는 3,159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처럼 해마다 급증하는 무연고사망자 대책의 하나로 지난해 12월 관련 법인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 일부를 개정했다. 이번 법 개정의 특징은 무연고사망자 공영장례의 행정책임을 국가 차원까지 확대한 것과 이를 위해 ‘무연고사망자 장례지원’을 장사지원센터 업무 내용으로 명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무연
서울시 공영장례지원 상담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사단법인 나눔과나눔 홈페이지에는 해마다 그 해 마지막 날이면 한 해 동안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와 서울시 공영장례로 마지막을 함께 한 분들의 이름이 올라온다. 2022년에도 기억해야 할 869명의 이름이 게시되었다. 2022년에도 기억해야 할 869명은 2021년 돌아가신 3분의 ‘위안부’ 할머니, 연고자와 함께 장례 치른 10명의 저소득시민, 그리고 856명의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들이다. 부를 수 없는 ‘위안부’ 할머니 이름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그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당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만약 당신이 죽었을 때 2015년 대한민국 평균 장례비 1,300만 원을 부담해서 장례 할 사람이 있나요?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게다가 코로나 상황으로 조문객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일시금으로 부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일시금’입니다. 신용카드로 할부를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장례비를 완납해야만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내어준답니다. 만약 당신이 죽었는데 장례 할 사람이 없다면 당신의 시신은 어떻게 될까요?무연고 사
2018년 5월 10일,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른 첫 번째 무연고공영장례가 진행됐다. 벌써 만으로 3년이 된 서울시 공영장례는 그동안 해마다 제도를 개선하며 사각지대를 줄여왔다. 2018년 362명이었던 장례인원은 2019년 423명을 거쳐 지난해에는 665명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무연고사망자 장례 현장에서 2천명이 넘는 분들을 배웅하면서 고민했던 현장의 이야기를 세 번으로 나눠보았다. 그 세 번째 이야기.고인에게 묻습니다 “조금 더 잘 살 수는 없었나요?”무연고자 장례에서는 가족 간의 오랜 단절로 애증의 감정을 풀지 못해 분
2018년 5월 10일,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에 따른 첫 번째 무연고공영장례가 진행됐다. 벌써 만으로 3년이 된 서울시 공영장례는 그동안 해마다 제도를 개선하며 사각지대를 줄여왔다. 2018년 362명이었던 장례인원은 2019년 423명을 거쳐 지난해에는 665명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무연고사망자 장례 현장에서 2천명이 넘는 분들을 배웅하면서 고민했던 현장의 이야기를 세 번으로 나눠보았다.◇먼 길 떠날 채비를 마친 무연고사망자 시신태어날 때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의 축복을 한 몸에 받았던 것처럼, 누구나 떠나는 순간에도 석별의
"전화번호도 싹 다 바꿨어요"서울시 양천구 고시원에서 사는 장모(65)씨는 가족과 인연도 끊은 채 나홀로 살고 있다. 사업 실패로 경제력을 잃어버린 후 가족들로부터 받는 무시와 질타를 못 견뎌 뛰쳐 나온게 벌써 6년 전 일이다. 장 씨는 "전화번호도 다 바꿨다. 이제는 가족과 연락조차도 안된다. 가끔 고독사 기사를 보게 되는데 내 얘기인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언제가 제일 힘드냐는 질문에 장 씨는 "죽은 뒤 몇 달이 지나도록 발견이 안될까 봐 그게 가장 두렵다"고 덧붙였다. 죽은 뒤를 염려하는 것은 남에게 폐를 끼치기 때문
기업장례서비스 전문기업 '해피엔딩'은 사단법인 '나눔과나눔'과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나눔과나눔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은 저소득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장례지원과 서울시 공영장례지원 상담센터 운영을 위한 것이다. 특히 해피엔딩은 이번 업무협약의 첫 행사의 의미로 나눔과나눔에게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박덕만 해피엔딩 대표는 "해피엔딩은 매년마다 불우이웃, 청소년 장학금, 여성협의회, 어르신들을 위해 후원했고, 이번이 네 번째 후원이다"라며 "앞으로도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
지난 2월 중순, 70대 초반의 어르신이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에 무연고장례 자원봉사 신청을 했다. 사실 그는 자원봉사보다는 본인의 죽음이 걱정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홀로 사는 그는 법적 가족이 있지만, 오랫동안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다 보니 본인이 '고립사'하게 될 것 같고 결국 '무연고사망자'가 될 거라며 "내가 죽으면 집에서 죽을 텐데 주변에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1인 가구가 늘면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이 증가하는 요즘, 이렇게 본인의 죽음과 이후 장례가 걱정인 이들의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