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인 가구./사진 = 미리캔버스
청년 1인 가구./사진 = 미리캔버스

지난해 수도권의 한 대학을 졸업한 민지호(가명, 27)씨는 졸업한 지 2년이 되어 가지만 학자금대출 1100만 원 중 300만 원밖에 상환하지 못했다. 민 씨는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한 회사에서 계약직 인턴으로 근무하며 틈틈이 수십만 원씩 대출금을 냈다. 민 씨는 "지난달 퇴사한 이후 전혀 대출금을 못 내고 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앞으로 학자금대출을 어떻게 갚아가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청년 1인 가구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 1인 가구(만 29세 이하)는 2019년 기준 117만7000명이다. 1인 가구 전체의 약 20%다. 이 중 취업자는 68만7000가구에 불과하다. 

9일 서울청년유니온은 '아르바이트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1월 이후 실직한 청년(만 19~39세) 아르바이트 노동자 102명 중 92명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이유는 고용보험 미가입이 가장 많고 최소 노동 일수 미충족, 자발적 퇴사처리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다가 코로나19 감염 확산(2020년 1월) 이후 실직한 만 19~39세 아르바이트 노동자 10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2020년 11월10~24일)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 청년이 취한 노동시장의 실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시장이 더욱 얼어붙어 청년 빈곤 문제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0%를 기록했다. 2018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9% 진입이다. 심지어 일할 의욕을 잃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층이 44만8000명에 달했다. 

OECD도 우리나라 노동시장 취약계층으로 청년층을 꼽았다. OECD는 "코로나19로 청년층 고용 비중이 큰 자영업, 임시직, 시간제 일자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신규 채용시장까지 얼어붙어 청년층 피해가 더 컸다"며 "청년층이 다시 한번 위험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위기를 타개할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에게 금융상담을 해주는 청년지갑 트레이닝센터 백승훈 사무국장은 "청년들의 대출 체납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현재 안정적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있었던 청년들의 구직난, 자영업, 프리랜서의 소득 문제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심각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성, 청년, 고령자, 이주 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라며 "창업기업의 성장, 생존 비율 제고를 위해 지원책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올해 예산 30조원 중 약 80%를 1분기에 조기 집행할 계획이지만 이 중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 예산은 4676억원로 편성했다. 

자료사진./사진=뉴스1
자료사진./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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